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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 잊혀진 모성의 절규”…사마귀 만난 굴곡진 현실→숨멎 몰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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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 잊혀진 모성의 절규”…사마귀 만난 굴곡진 현실→숨멎 몰입감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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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가 연기한 박선영은 일상과 파멸이 교차하는 어머니로 첫 등장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6회에서, 은애는 기억의 파편과 망상 속을 헤매는 박선영 역을 맡아 냉기와 불안을 동시에 그려냈다. 알코올성 치매와 여러 질환의 무게 속에서 요양병원 침상에 앉은 그의 눈빛은 현실 너머의 시간을 살아가는 듯 깊은 어둠을 품었다.

 

차수열과 나희가 연쇄살인 용의자 강연중의 흔적을 좇아 박선영을 찾았을 때, 그는 “현중이 우리 아들. 도망쳐야 돼. 남편이 잡으러 와”라고 흐느끼며 겁에 질린 모성을 보여줬다. 이어진 “달래를 죽였어. 개… 옆집 개. 멍멍이”라는 음산한 대사와 “또 발랐어. 계집애가 되려고 또 화장을 했어. 도망쳐”라는 문장은 현실과 망상이 뒤엉킨 인물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반복된 “연중아, 도망쳐”라는 절규 속에서 은애의 표정과 목소리는 시청자를 그 아득한 고통의 경계로 이끌었다.

출처=SBS '사마귀'
출처=SBS '사마귀'

은애는 짧은 등장이었지만 날선 감정과 흔들리는 육성을 담아내며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복잡하게 얽힌 모성, 망각, 두려움의 감정선이 배우의 섬세한 해석과 맞물려 극의 서늘한 긴장감을 배가했다. 박선영 역에 녹아든 그의 내면 연기는 ‘사마귀’의 핵심 미스터리 구조와 정서를 오롯이 전달하며 드라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마귀’는 연쇄살인 사건을 모방한 유사 범죄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심연의 어둠과 희망을 조명한다. 고현정이 정이신 역으로 존재감을 더하며, 은애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와 진실을 드러내는 구도가 서사에 쫀쫀한 리듬을 불어넣는다.

 

한편 은애는 최근 누마컴퍼니 전속계약 소식을 전하고, KBS2 ‘여왕의 집’ 특별 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르를 막론한 도전과 진일보한 감정연기로 연기자로서 거침없는 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6회는 지난 20일 방송됐으며, 앞으로의 전개 역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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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사마귀#고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