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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BB 단일항체 특허”…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본격화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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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 분야의 핵심 타깃인 4-1BB 단일항체에 대한 국내 특허를 에이비엘바이오가 획득했다. 4-1BB는 T 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이 경로를 자극하면 암 세포 공격력이 크게 증가한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최초로 4-1BB 단일항체를 임상에 도입하며 기술 잠재력이 부각됐다. 그러나 간 독성 등 부작용 극복이 과제로 남으면서 새로운 플랫폼 개발 경쟁이 이어져 왔다. 업계는 이번 특허 등록을 이중항체 시장의 '첫 관문'이자, 향후 글로벌 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확보한 이번 특허는 2019년 12월 국제 출원돼, 2039년까지 권리가 보장된다. 이미 미국, 중국, 일본, 호주에서 특허를 취득했고, 유럽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4-1BB 단일항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T 세포(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해 암세포 살상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단일항체는 종양 미세환경 이외 정상 조직에서도 작용해 강력한 간 독성 등 부작용 위험이 보고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딘18.2, HER2 등 암 특이 항원에 반응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개발했다. 이중항체란 서로 다른 항원 두 개를 동시에 인식·결합하는 항체로, 타깃 부위에서만 T 세포를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이렇게 설계하면 약물 작용 부위를 암세포로 한정해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기존보다 정밀하게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다. 실제로 에이비엘바이오의 ABL111(지바스토믹), ABL503(라지스토믹), ABL103, ABL104(YH32364), ABL105(YH32367) 등은 글로벌 임상에서 병용투여 전략도 동시 진행 중이다.

 

대표 후보 물질인 ABL111은 미국 내 임상 1b상을 니볼루맙 등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삼중 병용으로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 중 임상 데이터 일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이중항체의 등장으로 기존 단일항체 한계를 넘으며, 효능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글로벌 경쟁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CAR-T, 이중특이성 항체 등 차세대 면역치료제가 속속 등장하며 경쟁사들도 특허와 임상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중항체 임상 확대 과정에서 해외 특허 선점 전략 역시 중요한 요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특허를 이미 획득해 기술 이전이나 공동개발 논의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면역항암제 플랫폼에 대한 허가·심사는 각국의 규제 기조 및 데이터 요구 수준이 달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추가 프로세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4-1BB 단일항체 및 이중항체 특허가 면역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 구도를 주도할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중항체의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다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재편의 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기술과 임상, 그리고 특허 선점의 3박자가 실제 시장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지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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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4-1bb#이중항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