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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8억원 사인”…허훈, KCC 이적 결의→형 허웅과 11년 만에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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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8억원 사인”…허훈, KCC 이적 결의→형 허웅과 11년 만에 재회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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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각오와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 허훈이 익숙했던 유니폼을 벗고 새 길을 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동생 허훈과 형 허웅은 같은 팀에서 다시 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허훈의 마음을 이끌었고, 긴 기다림 끝에 두 사람은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에 코트를 함께 밟게 됐다.

 

허훈은 부산 KCC 이지스와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8억원(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부터 KT 소닉붐 유니폼만 입었으나, 이번 이적으로 새로운 도전과 숙원을 동시에 안게 됐다. “KCC에 온 이유는 하나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에 이적을 결심했다”는 고백에는 농구 선수의 절실함이 묻어났다.

허훈 인스타그램
허훈 인스타그램

KCC는 FA 최대어 허훈을 품으며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국가대표 자원을 앞세운 슈퍼팀 전력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허훈은 형 허웅과의 호흡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형은 슈팅 능력이 좋고 나는 패스를 잘하는 스타일이라 궁합이 맞는다. 둘 다 공 소유 시간이 많지만, 경기 흐름이 막힐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형제 사이의 시너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팀 분위기에 대한 통찰도 전했다. 허훈은 “KCC는 기량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쉽게 흔들리는 면이 있다”며 “내가 그런 분위기를 빠르게 다잡아, 팀 전체가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스스로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부여했다.

 

이적 과정에 담긴 현실적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허훈은 전 소속팀 KT에서 송영진 전 감독이 갑작스레 경질된 상황이 변화의 계기가 됐음을 언급했다. “영향이 없지는 않다”는 솔직한 고백 뒤엔 농구 인생을 다시 설계하려는 결심이 느껴졌다. 문경은 감독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해를 표하며, KCC의 진심 어린 제안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등번호도 변화를 맞이한다. KT 시절 내내 달았던 2번은 KCC에서는 최준용이 쓰고 있는 상황. 허훈은 “준용이 형 팔에 2번 문신이 있어 양보하고, 7번을 선택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작은 변화 속에서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더했다.

 

거대한 변화를 앞둔 허훈의 얼굴엔 묵직한 결의와 설렘이 공존했다. 새로운 팀에서 형제와 함께 걷는 여정, 수많은 도전과 책임이 그를 기다린다. 관중의 환호와 박수, 그리고 조용한 기도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순간들. KCC 허훈의 이야기는 팬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또 한 편의 서사가 되겠다. 이 기록은 2025년 농구 시즌 개막과 함께, 코트 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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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kcc#허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