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전략환경 변화에 적응해야”…존 틸럴리 전 사령관, 연합 대응 강화 강조
급변하는 전략 환경을 놓고 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동맹의 적응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7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호텔에서 열린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주최 글로벌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동맹이 한반도 외부의 안보 변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이 직면한 안보 환경이 북한발 위협뿐 아니라 주변국의 도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어, 동맹의 전략적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한반도 외부에서 전략적 환경이 중대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전략적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 무력 공격 가능성과 남중국해에서의 확장 행보 등을 예로 들며, 한미동맹이 보다 넓은 지역 안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미국 측이 동맹의 현대화와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강조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어 틸럴리 전 사령관은 핵우산 신뢰성에 대한 한반도 내부 논의와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논의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밝혀, 미·한 양국이 신중한 대화를 이어가야 함을 시사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러시아와의 군사 공조 역시 중대한 위협 요소로 지목하며, “한미가 한반도에서 연합훈련을 통해 대비 태세를 굳건히 해야 하며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핵심 현안도 언급됐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과 같은 거래적 성격의 주제는 언론을 통해 논의될 것이 아니라 동맹과 공동의 평화·안보 목표의 맥락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이 단순 비용·분담을 넘어, 가치와 전략 목표를 중심에 둘 필요성을 역설한 셈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6·25전쟁 참전 결정을 내렸던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인 클리프튼 트루먼 대니얼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은 헛되이 싸우지 않았다”며, 한국이 미완의 과업에 계속 헌신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전쟁에서 겪은 고통을 평화의 씨앗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며 미군 유해 발굴과 희생자 명예 회복 노력을 소개했다.
한미동맹과 동북아 안보환경을 둘러싼 전략적 논의가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치권과 국방 당국은 방위비 협상과 대외 협력 강화 전략의 구체화를 놓고 긴장감 속에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