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mRNA 항암 혁신 이끄나”…LG, 스트랜드 투자로 바이오 신사업 본격화
IT/바이오

“mRNA 항암 혁신 이끄나”…LG, 스트랜드 투자로 바이오 신사업 본격화

김서준 기자
입력

mRNA 합성생물학 기술이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LG가 미국의 대표적 mRNA 치료제 개발사인 스트랜드 테라퓨틱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바이오·AI·클린테크로 대표되는 ‘ABC’ 신사업 본격 진출이 가시화됐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국내 대기업의 신약 혁신경쟁 참여가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LG는 최근 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스트랜드 테라퓨틱스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글로벌 바이오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MIT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합성생물학 기반 mRNA 플랫폼 기업으로, 면역 항암제와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의 이번 참여로,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생명과학 분야 누적 투자액도 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mRNA 기반 합성생물학이란, 메신저 리보핵산을 설계·합성해 인체 내에서 치료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첨단 생명공학 방식이다.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해 암세포만을 공략하는 정밀 표적치료가 가능하다. 이번 투자 대상인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세포 내 전달효율 개선을 통해 기존 mRNA 치료제보다 표적성과 안전성을 크게 높인 기술을 내세운다.

 

이 회사는 주로 고형암 등 난치암 영역에서 기존 세포치료제가 가진 면역 반응 약화, 전달 한계 등의 문제를 극복한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주요 바이오 기업과 제약사들이 다양한 암종(종류) 치료를 목표로 mRNA 기반 약물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스트랜드 테라퓨틱스 역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단계로 진입시켰다.

 

LG가 노린 전략은 단순한 재무투자를 넘어, 그룹 차원의 신사업 발굴과 파트너십 확대에 있다. 이미 비만 치료제 개발사 아드박 테라퓨틱스,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기업 에티온 등 유망 기업에 연이어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ABC(AI·Bio·CleanTech)로 대표되는 전사 전략이 글로벌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로 확장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빅파마와 빅테크가 바이오 벤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경쟁 지형을 재편하는 추세다. 모더나, 바이오엔테크 등 해외 mRNA 기반 기업이 치료제의 시장성·임상 성공률을 입증한 사례를 바탕으로, LG 역시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LG가 축적한 IT·산업기술 역량이 인공지능, 합성생물학 등 신산업과 결합할 경우 기존 바이오 대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FDA, 국내 식약처를 포함한 글로벌 규제권 진입장벽, 임상 성공 변수 등은 여전히 관건으로 남아있다.

 

“ABC 신사업은 제조·화학에 강한 기존 대기업의 정체성을 뛰어넘는 성장동력”이라고 업계 전문가는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LG의 투자 행보가 바이오 혁신생태계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lg#스트랜드테라퓨틱스#lg테크놀로지벤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