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세트 역전승”…한국여자배구, 캐나다전 기적→VNL 첫 승 신고
경기 내내 긴장감 속에서 숨을 고르던 선수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미소와 투지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의지는 드라마틱한 역전으로 이어졌고, 팬들의 응원은 어느새 눈물과 환호로 물들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결국 값진 첫 승, 그리고 긴 터널 끝 한 줄기 빛을 마주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 차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7-25 25-23 17-25 13-25 15-13)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대회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이번 시즌 첫 승점 2점을 추가했다.

초반 흐름은 치열했다. 1세트, 두 팀 모두 득점마다 희비가 교차하는 접전을 펼쳤고, 25-25 듀스 상황에서 육서영이 과감하게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다. 2세트도 강소휘와 육서영의 감각적인 공격이 멈추지 않으면서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상대 캐나다는 높이와 파워로 맞불을 놓으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결국 3, 4세트를 내주면서 승부는 마지막 풀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 초반 1-6까지 뒤처졌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한다혜의 치열한 수비와 이선우, 이다현의 연속 득점이 분위기를 바꿨다. 8-8 동점부터는 육서영의 공격 득점과 상대 범실이 쏟아졌고, 중반 이후 강소휘가 연속 오픈 공격에 성공하면서 14-13, 마지막 한 점까지 앞서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날 강소휘는 2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육서영(16점), 이선우(15점), 이다현(12점, 블로킹 2개), 한다혜 리베로까지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모랄레스 감독은 경기 직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값진 결과를 만들었다. 오늘이 대표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경기 후 팬덤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뜨거운 축하와 감동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투지가 자랑스럽다’, ‘강소휘와 육서영이 새 역사를 써냈다’는 응원 댓글이 줄을 이었다. 대표팀의 첫 승은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겼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본격적인 순위 경쟁의 출발점에 다시 섰다. 생명력을 불어넣은 대표팀은 오는 20일 밤 10시, 세계랭킹 15위 벨기에와 대회 2연승을 향한 또 다른 도전장에 오른다. 사라진 두려움, 돌아온 박수. 그 한 경기에서 비롯된 변화의 씨앗은 이스탄불 코트 위에서 천천히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