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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차관보에 정의혜 임명”…기수 대폭 낮아진 인사, 조직 쇄신 신호탄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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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인사의 세대 교체가 본격화됐다. 외교부가 10월 30일 정의혜 인도태평양 특별대표를 차관보로 임명하며, 조직 내 고위직 기수가 크게 낮아지는 변화를 예고했다. 정 신임 차관보의 발탁을 두고, 외교부 내부에서는 인사 혁신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는 이날 "차관보에 정의혜 인도태평양 특별대표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정 차관보는 1997년 외무고시를 통해 외무부에 입부한 뒤, 아세안협력과장과 주벨기에 유럽연합 참사관, 아세안국 심의관, 아세안국장 등 굵직한 이력을 쌓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립외교원 경력교수로 부임하며, 인도태평양 특별대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왔다.

정 차관보는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았던 경력으로도 외교 현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이번 인사는 외교부 내 기수 서열이 크게 낮아진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차관보는 외무고시 31회 출신으로, 전임자인 정병원 전 차관보(외무고시 24회)보다 일곱 기수 낮다. 동시에 최근 박윤주 1차관이 외무고시 29회로, 전임자 김홍균 전 1차관(외무고시 18회)에 비해 기수가 대폭 낮아지면서 외교부 주요 보직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조직 내 세대교체와 함께, 유연하고 역동적인 외교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일부에서는 "경험 많은 중진 외교관들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외교부는 "전문성과 역량 위주의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조직 혁신에 힘을 실었다.

 

이번 인사로 외교부 내 고위급 기수 파괴가 더 속도를 낸 가운데, 향후 추가 인사와 조직 쇄신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고위직 진입 인력의 폭을 넓혀 역동적인 외교정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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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혜#외교부#차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