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3조5천억원 기록”…아마존, FTC와 소송 합의에 주가 하락
현지시각 25일 미국(USA) 뉴욕, 아마존(Amazon)이 프라임(Prime) 서비스 가입 및 해지 절차를 둘러싸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25억 달러, 약 3조5천억원 규모의 민사 소송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대규모 합의 소식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소비자 정책과 규제 환경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아마존과 FTC는 2023년 6월, FTC가 아마존이 소비자에게 프라임 가입을 유도하면서 해지를 어렵게 하는 등 불공정 관행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공방을 시작했다. 3일간의 시애틀 연방법원 심리 끝에 합의가 성사됐고, 아마존은 10억 달러 벌금 외 약 3,500만 고객에게 총 15억 달러 환불을 약속했다. FTC는 아마존이 프라임 조건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거나, 해지 절차를 불합리하게 복잡하게 설계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측은 향후 약관을 눈에 띄게 안내하고, 결제 전 고객의 명시적 동의를 받는 등 절차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FTC에 약속했다. 해지 과정도 단순화해 더 이상 “숨은 취소 버튼” 등 방식을 쓰지 않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서 프라임 담당 임원 3명이 추가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났다.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은 “이번 벌금은 역대급”이라며 “소비자 권리 보호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 역시 “신속한 마무리로 고객 신뢰와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2005년 시작된 아마존 프라임은 전 세계 2억 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대형 멤버십 구독 서비스다. 연회비 139달러로 무료 배송과 시청각 콘텐츠 제공 등을 앞세워 성장해왔다. FTC는 아마존이 프라임의 결제·해지 관련 정보 안내를 불명확하게 해 FTC법, ‘온라인 신뢰회복법’을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제재는 2019년 페이스북(Facebook) 50억 달러 벌금 다음으로 FTC가 부과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외신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은 “이번 합의로 미국내 소비자 보호 기준 강화에는 의미가 있지만, 아마존의 자금력으론 큰 타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리나 칸 전 FTC 위원장도 “아마존에겐 ‘새 발의 피’”라는 평을 남겼다.
소송 합의 소식이 전해진 25일, 아마존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94% 하락해 합의가 투자자와 시장에 단기적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FTC의 단호한 조치를 계기로 미국 등 주요국에서 빅테크 소비자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와 업계는 앞으로 아마존이 프라임 정책 및 가입·해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 대규모 환불 이후 신뢰 회복에 성공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사안이 향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계의 소비자 보호 기준 변화와 빅테크 규제 논의 확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