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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여왕 귀환”…이서아, 장호배 2년 연속 우승→코트를 지배하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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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장충 장호테니스장의 공기는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무력감에 주저앉는 대신, 온몸으로 경기를 끌어안은 이서아의 투혼이 코트 위를 물들였다. 결승전 내내 흔들림 없던 눈빛, 박수 소리에 맞춰 그녀의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는 순간은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으로 남았다.

 

제69회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서아는 심시연을 2-0(6-2 6-2)으로 완파하며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완성도 높은 스트로크와 집요한 네트 플레이로 상대의 흐름을 끊어낸 이서아는 단 한 순간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왕좌 경험을 다시 써내려가는 결승전이었기에, 그녀의 표정에서는 깊은 여운과 확신이 동시에 묻어났다.

“2년 연속 우승”…이서아, 장호배 주니어 테니스 정상 / 연합뉴스
“2년 연속 우승”…이서아, 장호배 주니어 테니스 정상 / 연합뉴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고민호가 정연수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1세트를 3-6으로 허용한 뒤에도 흔들림 없이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4로 버텨냈고, 마지막 3세트에서는 한층 힘을 실은 경기력으로 6-3 승리를 만들어냈다. 트로피를 두 손에 안은 고민호의 얼굴에는 첫 정상의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 어렸다.

 

1957년 창설된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 테니스대회는 고 장호 홍종문 회장의 뜻을 이어 올해로 69회를 맞았다. 이형택, 정현, 권순우 등 한국 테니스의 대표 선수들이 이곳을 거쳐 갔으며, 여자부에서도 이덕희, 김일순, 조윤정, 한나래 등 수많은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자들은 각각 5천달러(약 700만원)의 해외 대회 출전 경비도 지원받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소리는 차세대 주역들에게 특별한 응원을 건넸다. 코트 위를 누빈 선수들의 땀과 환호, 그 순간의 떨림을 관객들은 가슴 깊이 기록했다. 이서아와 고민호의 이름은 이제 장호배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하루를 견딘 선수의 손, 코트를 누비는 발걸음,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여운. 제69회 장호배 홍종문배 주니어 테니스대회의 모든 순간은 소리 없이 마음을 두드렸다. KBS1 스포츠 하이라이트는 오는 9월 26일 밤 11시 장충 장호테니스장에서 펼쳐진 이 우승의 여정을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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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아#고민호#장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