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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문고리 인사 연쇄 소환”…고가 목걸이 실물 확보하며 수사망 좁혀
정치

“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문고리 인사 연쇄 소환”…고가 목걸이 실물 확보하며 수사망 좁혀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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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주변의 이른바 ‘문고리’ 인사들과 고가 장신구 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대통령실 인물들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25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 일가와 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는 동시에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했던 행정관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수사는 목걸이 실물까지 확보한 가운데, 청탁·미신고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에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정 전 행정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인사 청탁 의혹, 김 여사의 신상 관여설 등 민감한 질문에 무답으로 일관했다. 특검팀은 그를 상대로 전성배 씨가 ‘건희2’라는 연락처로 정 전 행정관에게 대통령 취임식 초청과 인사 관련 요청을 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의 경우, 2022년 3월부터 몇 달간 이 연락처를 통해 인사 추천과 불만을 전달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정 전 행정관이 “이력서 보내보시죠”라고 답한 기록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및 소환은 오전에도 이어졌다.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같은 날 오전 10시 조사를 받으며 특검수사는 ‘문고리 3인방’ 전 수석 비서관급까지 확대됐다. 통일교 측이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고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성배 씨는 샤넬백과 목걸이를 실제 받았으나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분실 또는 교환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행정관도 샤넬백을 ‘젊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제품으로 바꿔달라’는 지시에 따라 직접 교환만 했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김 여사와의 직접 연관성을 부인했다.

 

특검팀 수사는 김 여사의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 당시 고가 장신구 ‘미키모토 진주 목걸이’ 등 미신고 의혹까지 확장됐다. 이 목걸이는 일본 왕실 납품 브랜드로 2천만 원대 가격에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또 다른 6천만 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역시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당시 두 상품을 지인에게 빌리거나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모조품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김 여사 측은 5월 중앙지검 진술서에서 “빌린 것이 아니라 모조품 구매”라고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의 인천 거주지 압수수색에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로 추정되는 실물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해당 장신구가 김 여사 측 주장처럼 모조품인지 감정 및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행정관 출신 인사에 대한 소환은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3일에는 ‘문고리 3인방’ 중 조연경 전 행정관이, 25일 하루에도 정지원 전 행정관이 소환되는 등 대통령실 부속실 인사들이 줄줄이 특검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가 6촌 친척으로 부속실 시민사회1비서관을 지낸 최승준 전 비서관도 비공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최 전 비서관은 한때 한남동 관저의 ‘관저팀’ 팀장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의 소환·압수수색은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 관저팀을 둘러싼 청탁·고가 장신구 미신고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 더욱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조사와 장신구 실물 감정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 및 김 여사 측 설명과 추가 진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국은 김 여사 일가까지 겨냥한 수사 확대와 맞물리며 정치권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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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김건희#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