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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20도루”…박해민, 대기록 경신→통산 도루 신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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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20도루”…박해민, 대기록 경신→통산 도루 신화 도전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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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을 모르는 도루 본능이 잠실의 그라운드 위에서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박해민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빛과 함성 속에서 어느새 KBO리그 도루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쓰고 있었다. 꾸준함과 집념으로 쌓아올린 기록은 단순한 개인의 경지를 넘어 팀과 리그 전체에 신선한 영감을 던졌다.

 

박해민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4 KBO리그 홈경기 7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2014년부터 이어진 연속 20도루 행진을 12시즌까지 늘려 정근우가 보유했던 종전 11시즌 연속 20도루 KBO리그 최장 기록을 단숨에 넘어섰다. LG 트윈스의 외야수 박해민은 “12시즌 연속 20도루 달성이 정말 영광스럽다. 첫 번째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12년 연속 20도루”…박해민, 대기록 경신→통산 도루 신화 도전
“12년 연속 20도루”…박해민, 대기록 경신→통산 도루 신화 도전

의미 있는 기록 행진은 또 다른 도전을 부르고 있다. 박해민은 “이제 500도루, 550도루, 그리고 김일권 선배의 도루왕 5회 기록까지 도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 출루하고, 타율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통산 50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는 전준호, 이종범, 이대형 등 세 명뿐이다. 박해민은 18일 현재 통산 432도루를 기록하며 현역 1위이자 역대 5위 자리에 올랐다.

 

기록 욕심 뒤에는 선배들과의 소중한 인연도 남아 있다. 최근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전준호를 만나 “내 기록을 깨달라”는 격려를 받았고, 김일권이 남긴 도루왕 5회 기록 역시 박해민이 도달하길 바라는 목표로 남았다.

 

2024시즌 박해민은 여전히 도루왕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현재 SSG 랜더스 정준재와 함께 21도루로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후배 정준재는 성공률 100%로 멋진 도루 능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내 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언제든 도루왕 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박해민은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같은 꾸준한 행보의 이면에는 타격 능력의 회복과 선구안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 0.182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6월 들어 0.244까지 올라섰고, 출루율 또한 0.370으로 13위에 올랐다. 박해민은 “홍창기처럼 선구안이 타고난 타입이 아니기에 반복 훈련을 통해 스트라이크존과 볼을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해민은 “타율이 오르면 출루 기회도 늘어나 도루왕, 기록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전했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주요 주자들의 도루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박해민은 수비와 주루에서의 체계적인 자기관리와 부상 예방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도루는 몸으로 만드는 기록이다. 신중히 피로를 관리하며 오랜 선수 생활과 더 큰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초여름의 열기와 함성이 교차하는 그라운드 위, 박해민은 다시 한 번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다. 팀 LG 트윈스의 순위 경쟁 속에서, 개인 통산 500도루와 5회 도루왕 달성까지. 그의 발끝은 남은 시즌 KBO리그에 또 한 번의 이정표를 새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하루를 넘기는 땀의 무게, 벤치에 묻어둔 약속, 쌓아가는 숫자 뒤의 의미. LG 트윈스 박해민의 도루는 단지 빠른 발이 아니라 꺼지지 않는 집념의 기록이다. KBO리그의 내일, 그리고 팬들의 응원은 여전히 그가 그라운드를 가르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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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lg트윈스#nc다이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