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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소송, 영국은 전략 파트너”…리플, 디지털 파운드 중심축 부상
국제

“미국은 소송, 영국은 전략 파트너”…리플, 디지털 파운드 중심축 부상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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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기준 26일, 영국에서는 리플(Ripple)과 자체 암호화폐 XRP(엑스알피)가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디지털 파운드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다시 조명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 직면한 리플의 불안정한 입지와는 대조적으로, 영국 금융 당국이 적극적으로 차세대 결제 기술을 제도권에 통합하려는 행보를 보여 관련국 및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정책은 주요국의 디지털 주권 경쟁과 탈세계화 경향 속에서 중요한 외교·경제적 함의를 띤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영란은행은 2017년 기존 실시간총액결제시스템(RTGS) 현대화 실증 실험에 리플의 결제 네트워크인 리플넷(RippleNet)을 도입, 차세대 글로벌 결제 시스템 구상을 모색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사토시 스코프(Satoshi Scope)는 "리플넷 실험은 속도와 투명성, 유동성 등 실질적 효용성을 정밀 검증한 것"이라 평가했다. 같은 시기 미국(USA)에서는 SEC가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리플을 직접 압박하는 현저히 다른 접근을 보였다.

리플 XRP, 영국중앙은행의 '디지털 파운드' 전략에 깊이 관여
리플 XRP, 영국중앙은행의 '디지털 파운드' 전략에 깊이 관여

2021년 리플은 영국 디지털 파운드 재단(Digital Pound Foundation)에 주요 회원으로 합류했다. 이 재단은 CGI 그룹, 액센츄어, 퀀트, 아발란체 등 글로벌 기술·금융기업들과 함께 영국의 디지털화폐 설계 및 배포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야 다수 프로젝트 경험을 쌓은 리플은 팔라우, 부탄, 몬테네그로 등에서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을 진행해 XRP 기술이 주요 결제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영국의 규제 정책 차이가 단지 법적 해석 문제가 아닌 지정학적 금융 주권 전략의 차원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사토시 스코프는 "미국(USA)이 XRP를 배제한 것은 단순한 자산 리스크가 아니라 달러 중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영국(UK)은 리플의 기술을 미래 금융 생태계에 통합하는 노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토큰형 암호자산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XRP가 영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을 토대로 디지털 파운드 설계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BBC 등 다수 해외매체도 “CBDC 도입 경쟁이 주요국 통화질서 재편을 촉진할 수 있다”며, 리플의 ‘제도권 안착’ 전략에 주목했다.

 

CBDC와 암호자산의 결합이 각국 통화 정책과 국제 결제 질서에 미칠 구조적 파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영국의 디지털 파운드 모델이 글로벌 표준으로 확장될지,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 주권 경쟁이 본격화될지 국제사회의 추가 움직임이 주목된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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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영란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