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Y 기반 출전 논란”…국제스키연맹, 유전자 검사 의무화→올림픽 현장 충격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엇갈린 한숨과 혼란이 선수촌을 뒤덮었다. 국제스키연맹의 유전자 검사 의무화 발표 이후 선수들 사이에서는 긴장감과 당혹감이 뒤섞였다. 수년간 쌓아온 훈련 위에 예기치 않은 과학적 기준이 덧씌워지면서, 스포츠 윤리와 개인 권리의 경계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국제스키연맹(FIS)은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인간 Y 염색체의 성 결정 유전자인 SRY 유전자의 존재 여부로 남녀부 출전 자격을 엄격히 구분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RY 유전자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여자부 경기 출전이 가능해졌으며, 이 방침은 올해 올림픽은 물론 향후 모든 국제대회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세계육상연맹도 올해 9월부터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스포츠계는 일대 변화를 맞게 됐다. 남녀부 구분의 과학적 기준이 강화되자, 성별 논란과 공정한 경쟁의 틀을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RY 유전자가 실제로 언제, 얼마나 여자부 경기에 영향을 끼쳤는지 공식 수치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몇몇 강국에서는 새로운 규정의 현실적 적용이 어려운 상황도 드러났다. 프랑스와 노르웨이처럼 국내법상 유전자 검사가 사실상 제한돼 있어, 소속 선수들은 국제대회 현지 도착 후 뒤늦게 검사를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 노르웨이 선수단 일부가 일본 현지에서 SRY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한 엘리아쉬 국제스키연맹 회장은 “여성 스포츠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정책의 취지다. 모든 절차는 과학과 생물학적 사실에 기반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유전자 검사 도입으로 인해 선수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 사회적 갈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유전자 검사 세부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 문제는 10월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경기장의 함성과 기대로 들썩여야 할 올림픽 현장은, 이제 새로운 과학적 기준과 사회적 논쟁까지 끌어안게 됐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통해 이 논란의 실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