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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내벽 제어 기술 확보”…KSTAR, 한미 공동연구로 핵융합 상용화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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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내벽 제어 기술 확보”…KSTAR, 한미 공동연구로 핵융합 상용화 한 걸음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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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내벽에서 발생하는 불순물 관리 기술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활용한 한미 공동연구가 핵융합로 내벽에서 발생하는 텅스텐 불순물 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해 주목된다. KSTAR와 미국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가 함께 거둔 이번 성과는 플라즈마 안정성 확보가 상업적 핵융합에너지 실현의 관건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업계와 연구계에서는 이번 연구를 핵융합 실증 경쟁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2023년 KSTAR의 ‘디버터’ 부품을 텅스텐으로 교체한 이후, 내벽에서 방출되는 텅스텐 입자가 고온 플라즈마 성능과 안전 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했다. 텅스텐은 뛰어난 내열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핵융합로 내벽 소재로 부상하고 있지만, 미세한 입자가 플라즈마에 유입되면 출력 저하와 장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실시간으로 붕소(Boron) 분말을 플라즈마에 주입, 텅스텐 불순물 발생 억제 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붕소 분말 주입 기법은 기존 플라즈마 운전 방식의 고질적 한계였던 내벽 오염 변수와 실시간 안전제어의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기존에는 운전 중단이나 복잡한 내부 정비 과정 없이는 내벽 상태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웠다. 반면 이번 기술은 초고온 플라즈마 속 내벽 표면 반응에 즉시 개입할 수 있어, 운전 효율성과 안전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도 텅스텐 내벽을 채택하는만큼, 실시간 내벽-플라즈마 상호작용 제어기술의 글로벌 표준 제시 효과도 주목된다.

 

현재 핵융합 기술 선도국인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도 내벽 신소재와 플라즈마 안정성 제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 프린스턴, 유럽 유라톰 등은 소재 내구성 개선과 불순물 관리 알고리즘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KSTAR 기반 이번 한미 공동연구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핵융합 실험 인프라를 제공하고 데이터·기술 교환을 확대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핵융합로 운전 안정성 향상을 위한 신기술 개발은 국제 규제 및 정책 환경 변화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제적으로 핵융합 실험시설의 안전성 표준과 내벽 소재 인증, 플라즈마 운전 데이터의 공개·공유 정책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번 연구 데이터 또한 국제 권위 학술지 ‘Nuclear Fusion’에 게재되는 등, 글로벌 핵융합 연구 네트워크 내 기술 신뢰도와 확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실시간 내벽-플라즈마 제어 프로토콜 확립과 자동화 기술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택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융합연구정책관은 “핵융합 실현을 앞당기는 핵심기술 도출은 국제 협력과 인프라 활용의 결과”라며, “정부는 후속 연구와 실증 지원을 계속 확대해 핵융합에너지 조기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핵융합발전 상업화 기술 집약에 어떻게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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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핵융합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