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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킹 삼진 침묵”…김혜성, 11일 만에 아쉬운 무안타→다저스 NL 서부 우승 확정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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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타석, 김혜성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 보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타격 기회였지만 마지막 5구째 직구에 방망이는 미동도 없었고, 그는 조용히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셔널리그 서부 우승의 환호 속에서 김혜성은 스스로에게 더 큰 아쉬움을 삼키는 듯했다.

 

2025 미국 프로야구 정규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가 2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치러졌다. 이날 다저스는 강력한 투타 조화 속에 8-0 승리를 거두며 시즌 90승 69패, 남은 경기와 무관하게 지구 1위를 확정했다.

“루킹 삼진 굴욕”…김혜성, 11일 만에 타석 침묵 / 연합뉴스
“루킹 삼진 굴욕”…김혜성, 11일 만에 타석 침묵 / 연합뉴스

김혜성은 이날 프레디 프리먼의 대주자로 6회초 출전, 곧바로 2루수 수비를 책임졌다. 기다렸던 8회 타석, 마운드에 선 테일러 라시를 상대로 처음 두 구는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이 이어졌으며, 3·4구는 볼이 됐다. 그러나 시속 146.7㎞의 5구째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가르자 김혜성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번 경기는 김혜성이 부상 복귀 후 11일 만에 타석에 선 경기였다. 9월 이후 타격 부진의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있다. 15타수 1안타, 0.067의 타율이라는 기록이 예상치 못한 벽이 됐으며, 시즌 타율도 0.283에서 0.281(153타수 43안타)로 내려앉았다. 불규칙한 출전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엔트리 경쟁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다저스의 명성은 이번에도 굳건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1번 타자 지명타자로 나서 4회 54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한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고, 이번 홈런으로 카일 슈워버와의 홈런왕 경쟁도 치열해졌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 역시 6이닝 무실점 7탈삼진, 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2.49와 함께 201탈삼진을 기록해 인상적인 시즌을 이어갔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는 승리의 환희가 번졌다. 다저스 선수단은 우승 기념 티셔츠를 맞춰 입고 기념사진을 남겼고,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이동해 샴페인 세리머니로 지구 정상 등극의 기쁨을 나눴다. 김혜성 역시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로키 등 일본 출신 동료들과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매 경기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쌓이는 다저스의 시즌은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으로 남아가고 있다.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행보는 정규리그 종료 후 펼쳐질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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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다저스#오타니쇼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