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의 흐름 바꾼 1안타”…김하성·이정후, 각자의 무대서 존재감→김혜성 아쉬운 대주자 결말
트루이스트파크의 조명이 쏟아지는 그라운드, 김하성이 방망이를 들고 서자 관중들의 시선이 단단히 고정됐다. 2회 초, 6구 승부 끝에 김하성의 배트에서 중견수 앞 깔끔한 안타가 터졌다. 전날 아쉽게 멈췄던 연속 안타 기록을 다시 이어간 순간, 포효와 탄식이 교차했다.
김하성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남겼다. 시즌 타율은 0.250을 유지하며 팀 타선에 꾸준히 힘을 보탰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2루수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의 점프를 넘긴 안타로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내 후속 타선이 득점 기회로 연결하지 못하며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후반 강한 타구로 좌익수 워닝 트랙까지 공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에 막혀 추가 안타는 불발됐다. 애틀랜타는 3-4로 패하며 10연승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역시 팀의 흐름을 바꿨다. 오라클파크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2회 1사 2루에서 좌중간 깊은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시즌 31번째 2루타이자, 28일 만에 나온 장타였다. 해당 타구로 2루 주자가 홈을 밟는 장면이 펼쳐졌으나, 기록상 중견수 실책으로 타점은 인정받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3-3 동점이던 8회말, 앤드루 니즈너의 3루타로 결승점을 올려 4-3으로 승리했다. 이정후의 한 방이 흐름을 바꾸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은 오랜만에 기회를 얻었지만 다소 아쉬운 순간을 맞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연장 10회초, 2루 대주자로 9경기 만에 출전한 김혜성은 3루 주자까지 돌파 하려 했지만, 우익수 코빈 캐럴의 정확한 송구에 홈에서 태그 당했다. 연장 10회말에는 포수 돌턴 러싱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부는 11회초 토미 에드먼의 결승타로 다저스가 5-4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나 89승 69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더욱 굳혔다.
이날 경기들은 각기 다른 감정의 여운을 남겼다. 애틀랜타는 연승이 끊기며 아쉬움이 드리웠고, 샌프란시스코는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나란히 하나의 안타로 팀의 흐름을 견인했고, 김혜성은 대주자로 나섰으나 홈 아웃의 쓴맛을 삼켜야 했다.
뜨거운 타구가 잔디를 가르는 밤, 그라운드 위에 남은 땀과 뚜렷한 시선이 묻어난다. 각자의 무대, 각자의 역할 속에서 리그 막판 한국인 야수들의 표정은 묵직한 응원을 부른다. MLB 주요 경기는 현지 시간에 맞춰 방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