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예상 뛰어넘는 美 성장률에 금리인하 기대 후퇴”…뉴욕증시, 나스닥 하락·테슬라 급락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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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5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강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이후 사흘 연속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증시를 둘러싼 위험자산 노출을 급격히 축소했고, 이에 따라 나스닥 등 주요 지수 하락과 빅테크 종목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이번 조치는 한국 등 글로벌 투자자와 해외 동향을 민감하게 주시하는 투자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5일(미 동부시간) S&P500은 6,604.80으로 0.50% 하락했고, 나스닥종합도 22,384.70으로 0.50% 떨어졌다. 다우존스와 나스닥100, 러셀2000지수 역시 일제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변동성 지수(VIX)는 3.46% 상승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흐름을 반영했다. 이날 낙폭의 주된 배경은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 계절조정)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3%) 및 잠정치 모두를 상회한 점으로, 연준이 단기적 금리 인상 기조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분명해졌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와 함께 8월 내구재 수주와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가 모두 전망을 웃도는 ‘견조한 실물경제’ 신호를 주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연준의 완화정책 전환 지연을 가격에 반영했다. 실제로 8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2.9% 증가했고, 신규 실업 수당 청구도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 월가에서는 “강한 소비와 수입 감소가 성장률을 견인했으나 위험자산 투자에는 단기 역풍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일부 기술주를 제외한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고, 오라클은 오픈AI 계약 기대 약화로 사흘 연속 급락했다. 테슬라는 단기 급등 이후 4% 넘게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와 애플은 각각 강보합세와 선방을 보여, ‘빅테크 내 온도차’ 현상이 두드러졌다. 중고차 판매업체 카맥스는 실적 쇼크로 20% 급락, 리튬 아메리카스는 극단적 변동성을 보였다.

 

환율 변수도 또 다른 변동성 요인으로 부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9원까지 오르며 달러 자산 평가액 차이가 커졌고, 동시 변동하는 주가와 상쇄 효과 때문에 서학개미의 체감수익률 차이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나스닥 대형 기술주는 등락을 반복했으며, 엔비디아·애플과 달리 테슬라 등 일부 종목은 변동성이 확대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24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61조 3,322억원으로 집계일 전보다 7,051억원 늘었고, 테슬라·레버리지 ETF 등 단기 변동성 높은 종목에 자금이 쏠렸다. 그러나 보관액 증가와 가격상승이 동행하지 않는 등, 단기 투자 포지션의 리스크도 부각됐다.

 

보관금액은 올해 9월 들어 217조2,543억원으로 급증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으나, 집계 기준일과 시세 간 시차를 감안한 실질적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 심리 측면에서는 ‘성장 서프라이즈’가 오히려 멀티플 디스카운트(멀티플 하락, PER 등)로 이어졌고, AI 수혜·레버리지 투자가 변동성을 키우는 이중적 현상이 확인됐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률이 연준의 정책 유연성에 부담을 준다”며, “빅테크 중에서도 실적과 체력 중심 선별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성장과 인플레이션 균형을 얼마나 공고히 해줄지가 추가 변동성의 갈림길”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서프라이즈 성장에도 광범위한 저가매수세는 제한됐고, 실적 기반의 선별·중립적 방어 중심 전략이 유효해졌다. 향후 뉴욕증시의 방향성은 추가 거시데이터와 연준 통화정책 시그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국제사회는 이번 결과가 글로벌 투자 환경과 환율, 주요 빅테크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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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