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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세이브 기록 뒤편”…오승환, 대구의 전설→은퇴 투어 준비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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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세이브 기록 뒤편”…오승환, 대구의 전설→은퇴 투어 준비하는 순간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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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그라운드를 은은하게 비추던 불빛 아래, 오승환의 마지막 마운드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채웠다.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뒷문, 팬들의 열광도 이별의 순간에는 조용히 웅크렸다. 한미일 통산 549번째 세이브, 그의 기록은 누적된 기록의 합이라기보다 세월과 헌신, 그리고 끝내 닿은 완주의 미학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6일 오승환이 올 시즌을 마친 후 은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구단은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는 등 예우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KBO리그와 타 구단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은퇴 투어, 은퇴 경기 등 오승환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불멸의 세이브탑” 오승환,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남기고 은퇴 선언 / 연합뉴스
“불멸의 세이브탑” 오승환,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남기고 은퇴 선언 / 연합뉴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KBO리그 737경기에서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신인 시절부터 10승 1패 16세이브로 신인왕·한국시리즈 MVP를 확보했고, 2006년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47개)와 더불어 팔꿈치 수술 이후에도 특유의 강속구로 리그 정상에 섰다. 일본시절에도 한신 타이거스에서 127경기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비롯한 232경기 42세이브를 기록했다. 국내로 복귀한 이후엔 KBO 최초 400세이브, 아시아 신기록 등 굵직한 이정표를 새로 쓰는 저력을 뽐냈다.

 

2024시즌 오승환은 삼성과 2년 22억원 계약으로 건재를 알렸으나, 부상과 구위 저하로 6월까지 11경기 평균자책점 8.31에 그쳤다. 7월 이후 2군 재정비 중에는 1이닝 2피안타 1실점 후 더는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럼에도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만 42세 42일), 최소 경기 100·200세이브 등 수많은 기록이 오승환의 커리어를 빛냈다.

 

국가대표로도 2006년 WBC 3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한국 야구의 도약에 공헌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종료 후 오승환의 은퇴 경기 및 투어 계획을 알렸으며, 오승환의 21번 등번호는 역대 네 번째 영구 결번으로 남게 됐다.

 

차분히 내려진 모자, 아쉬운 눈빛 속에 쌓인 세월은 이제 존경과 환호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새로운 출발을 예고한 오승환의 야구 인생, 은퇴 투어와 함께 대구에서 특별한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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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삼성라이온즈#세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