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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둘레로 심장 위험도 진단”…美연구진, 새로운 건강 지표 제시
IT/바이오

“목둘레로 심장 위험도 진단”…美연구진, 새로운 건강 지표 제시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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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둘레가 단순한 신체 치수를 넘어 심장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을 가늠하는 새로운 건강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약 11년간 409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목둘레가 굵을수록 심방세동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등 익숙한 신체 지표를 모두 보정하고도 목둘레의 독립적 위험성을 밝혀내 추가적인 건강 평가 도구로서 의미가 커졌다.  

보스턴대 연구진은 남성의 경우 목둘레가 17인치(약 43cm), 여성은 14인치(약 36cm)를 넘으면 심방세동 발병 확률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심방세동은 심방 불규칙 박동으로 인해 혈류 장애와 두근거림, 피로, 어지럼증 등 증상을 유발하며 뇌졸중·심부전과 같은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이 질환을 앓을 경우 사망 위험이 일반인보다 최대 4배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일반적 견해다.  

연구팀은 상체 지방 비율이 높아질수록 혈중 유리지방산이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을 일으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점에 주목했다. 목둘레가 두꺼운 이들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 관련 질환을 겪을 소지도 크고, 이에 따라 심방세동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게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목둘레 지표는 측정이 간편하고 일상적 변동이 적다는 점에서 연구 현장과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이번 결과가 “새로운 건강 지표로서 임상적 가치가 크다”며, 향후 다양한 인구집단에서의 추가 검증과 활용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비만·심혈관 질환의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목둘레 측정이 표준 진료 프로토콜에 포함되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 국내 의료계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목둘레는 간단한 도구만으로도 신체 대사 위험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 중심 새로운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이끌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의료 현장에 정착될지 주목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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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대#목둘레#심방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