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건진 청탁’ 박창욱 첫 특검 출석…1억원 현금 전달·공천 대가성 두고 특검-법원 온도차”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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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 청탁’ 논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박창욱 경북도의원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정국의 새로운 충돌 지점으로 부상했다. 박 의원의 1억원 현금 전달 의혹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법원이 정치자금법 적용 요건을 두고 뚜렷한 인식 차를 드러낸 가운데, 다시 치열한 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25일 오전 박창욱 경상북도의원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했다.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에게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하며 현금 1억원과 한우 선물세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달 15일 “금품 수수자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 여부에 다툼 여지”를 이유로 기각된 바 있다.

특검팀은 박 의원이 공천 확정 뒤 2022년 5월 10일 전성배씨에게 한우 세트, 5월 18일에는 현금 1억원을 각각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내와 동생 등을 동원, 동네 주민 5명의 계좌를 통해 돈을 쪼개 송금하는 방식으로 인출한 점까지 포착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금품을 수수한 전씨가 정치자금법이 규정한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사실·법리적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정치자금법 적용을 위해서 수수자가 명백한 ‘정치활동가’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전성배씨가 2022년 3월까지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고, 선거 뒤로도 다양한 정치 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법리적 판단을 달리하고 있다. 이에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특검은 박창욱 의원-전성배씨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한 사업가 김모씨도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올 1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그는 현금 전달 현장에 동석했던 인물로, 특검팀은 김씨가 박현국 봉화군수의 공천 청탁에도 연루됐는지 별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정치권 인사와 이른바 ‘브로커’, 자금의 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향후 수사 방향에 따라 큰 파장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은 박 의원과 김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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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전성배#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