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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의 발길 멀어진 대서양”…항공료 2019년 회귀, 대형 항공사 경고음→노선 재편 폭풍 오나
국제

“유럽인의 발길 멀어진 대서양”…항공료 2019년 회귀, 대형 항공사 경고음→노선 재편 폭풍 오나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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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바람이 대서양을 건너 맑게 부는 이 계절, 얼마 전까지 치솟던 대서양 횡단 항공료가 조용히 2019년의 기억 속 가격표로 돌아섰다. 떠나지 않은 유럽인의 마음, 머뭇거리는 표정이 표 값에 지문처럼 남는다. 코로나19의 어둠이 완전히 걷힌 듯 보였건만, 항공기 좌석은 예년보다 느슨해졌고, 그 틈새에는 여행의 설렘보다 망설임이 더 짙게 배어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여행관광청 자료는 지난달 미국을 찾은 해외 입국자 수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8% 감소했다고 기록한다. 서유럽발 방문객의 발길은 4.4%나 줄었으며, 덴마크와 독일에서의 이탈은 더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OAG 에이비에이션에 따르면, 다음 달 미국행 예약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나 감소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미와 유럽 하늘길 곳곳에 여백을 남긴다.

대서양 횡단 항공료 2019년 수준 하락…유럽인의 미국 방문 감소 영향
대서양 횡단 항공료 2019년 수준 하락…유럽인의 미국 방문 감소 영향

유럽 항공권 매매의 지형도도 변하고 있다. 여행 예약 앱 호퍼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여름 미국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은 817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0% 낮아졌다. 이는 2019년 여름의 기억과 거의 포개지는 수치다. 반대편, 시리움이 분석한 50개 이상의 미국발 유럽행 노선 이코노미 클래스의 1분기 평균 운임 역시 7% 하락했다. 애틀랜타-런던 노선에는 무려 55%의 낙폭이 있었다.

 

유럽의 입장은 복잡하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과 그린란드 병합 언급, 현지의 미묘한 대미정서를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정책의 파문은 항공 수요에 되튐을 남기며, 대서양 항공로는 1분기부터 불안한 하락세를 지속한다.

 

이 불확실성은 유럽 대형 항공사들에게 급격한 돌발 변수로 다가온다.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와 같은 대형사는 인건비, 유가, 그리고 중동에서 불거진 하늘길 차단 등 여러 중첩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항공권 가격마저 팔리지 않는다면 수익성은 급격히 흐려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대서양 횡단 항공료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유럽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과 운항 전략 전면 재검토라는 운명의 갈래 앞에 서야 한다고 내다본다. 여행의 낭만과 산업의 실익이 조용히 충돌하는 가운데, 하늘길은 다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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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대서양항공료#루프트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