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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품은 산사, 도깨비 길”…곡성의 고요한 가을 산책이 선사하는 한숨 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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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품은 산사, 도깨비 길”…곡성의 고요한 가을 산책이 선사하는 한숨 돌림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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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곡성을 걷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게만 느껴졌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맑은 공기와 고요한 풍경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일상이 됐다.  

 

22일, 곡성군은 오전 기온 23.8도를 기록하며 구름이 많지만 맑고 쾌적한 날씨를 보였다. 섬진강의 물소리가 길게 흐르는 이곳, 가을 문턱에서 곡성은 자연과 이야기가 조용히 어우러진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곡성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곡성

죽곡면 태안로에는 신라 시절 창건된 태안사가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고요한 사색이 흐르는 곳, 늦가을이 되면 산사 주변은 단풍으로 짙게 물든다. 사찰을 찾은 한 여행객은 “매번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이곳에선 나도 모르게 한숨 돌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런 변화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에서 읽힌다. 곡성 내 자연 휴식 공간 방문객은 매년 증가 추세로, 지역 내 관광 활성화는 물론 ‘숲의 힘’을 체험하려는 나들이객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섬진강도깨비마을은 자연 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테마를 더한다. 숲길 산책, 밧줄 놀이터, 인형극 관람,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 연인은 물론 혼자 오롯이 자연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아이들은 도깨비 조형물과 그림책에 빠지고, 어른들은 숲 향기를 들이마시며 추억을 남긴다.  

 

곡성 목사동면의 대황강 출렁다리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다리 위에서 맞는 시원한 강바람과 은은한 흔들림, 저녁 무렵이면 노을이 강물에 비치며 환상의 장면을 만든다. 한 지역 주민은 “해 질 녘 강가를 걸으면 마음까지 씻기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굳이 멀리 멀리 떠날 필요가 없다”, “곡성이 이렇게 아름다웠을 줄이야”라는 공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자연 속 산책, 테마 마을 체험, 그리고 고요한 사찰에서 잠시 쉬어가는 곡성의 시간.  

 

결국 여행의 본질은 ‘머무름’에 있다는 걸 곡성에서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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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태안사#섬진강도깨비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