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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로 1분에 끝”…알테오젠, 면역항암제 美 FDA 품목허가
IT/바이오

“피하주사로 1분에 끝”…알테오젠, 면역항암제 美 FDA 품목허가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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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제형(서브큐타니어스, SC) 면역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암 치료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 MSD가 개발한 ‘키트루다 큐렉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정맥주사(IV) 방식의 한계를 개선한 피하주사형 면역항암제로,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이 적용됐다. 단 1분 만에 주사가 완료되는 방식으로, 환자 편의성과 의료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번 SC 제형 출시를 ‘주사제형 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3주에 한 번 1분간 받는 피하주사, 또는 6주에 한 번 2분 만에 끝나는 투약 옵션을 제공한다. 정맥주사의 경우 환자와 의료진 모두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주사 세팅이 까다로운 데 비해, SC 제형은 의원급 등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빠르게 처방이 가능해진다. ALT-B4는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라는 효소 단백질을 활용해,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피부 내 흡수율을 높이면서 보호 효과와 약물 전달 속도를 모두 개선했다. 이번 허가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등 38개 암종에 사용을 승인받았으며, 작년 4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기존 정맥주사제형의  대부분 적응증에서 효능이 인정됐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정맥주사 방식의 번거로움을 줄이며, 환자 중심 투약 방식으로 전환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시장성도 크다. 임상 3상 결과, 키트루다 SC는 IV 제형과 비교해 약동학적 동등성 뿐만 아니라 객관적 반응률(ORR),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 주요 치료지표에서도 일관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미국 내에서는 인퓨전센터 중심의 투약 환경을 의원·병원 등으로 폭넓게 확장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는 이미 SC 제형 경쟁이 본격화되는 중이다. 알테오젠은 2020년 MSD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ALT-B4 기술이전 및 마일스톤, 로열티 수익을 확보했다. 업계는 피하주사 시장이 기존 항암제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고, 수요자의 치료 환경을 완전히 바꿀 변수로 보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FDA의 허가 이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자문기구에서 SC 키트루다에 긍정적 의견을 내면서, 글로벌 허가 확산이 예고된다. 한편 식약처 등 국내 정책 기관에서도 SC 제형 신약 허가 심사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SC 제형 혁신이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다시 정의할 수 있다”며 “기술의 범용 확장성과 글로벌 허가 확대로 면역항암제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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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키트루다큐렉스#alt-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