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언더파 우승포”…김홍택, 부산의 기적 재현→시즌 첫 KPGA 정상
벙커 너머로 지켜본 팬들의 눈길 속에 김홍택의 마지막 퍼트가 그린을 가르자, 숨죽이던 갤러리들이 일제히 박수를 터트렸다. 힘겨웠던 부상과 부진의 그늘이 말끔히 씻겨 나가던 순간이었다.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샷이 결국 부산에서 다시 한번 큰 울림을 선사했다.
KPGA 투어 백송 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은 8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치러졌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10억원 규모였으며, 시즌 6번째 맞대결로 골프 팬들의 많은 이목을 끌었다.

김홍택은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이날 양지호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홍택은 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김비오, 양지호 등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선두를 지켰다.
특히 김비오가 중반 홀부터 연속 버디로 바짝 따라붙었지만, 김홍택은 결정적 위기마다 버디로 맞불을 놨다. 그러나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갈렸다. 김비오가 OB로 3타를 잃으면서 추격이 무산됐고, 김홍택은 침착하게 파 세이브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홍택은 "지난 4월 허리 부상 이후 컷 탈락이 이어져 자신감을 잃었다"며 "이번 부산 우승으로 완전한 회복을 했음을 증명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부상 후유증에 불안했던 아이언 거리감을 되찾아 1년 만에 우승을 이끌어내며, 김홍택은 이날 부산에서 통산 3번째 KPGA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데뷔 첫 우승의 추억이 있던 부산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른 의미가 남다르다.
3위 김비오는 이날 2언더파 69타로 8언더파로 대회를 마쳐 아쉬움을 남겼고, 양지호는 6번 홀까지 보기 3개로 주춤했으나 9번 홀 이글로 반전하며 9언더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로 김홍택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2024시즌 KPGA 투어 남은 일정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 퍼트가 그린을 떠나는 순간, 부산의 하늘 아래에서 쏟아지던 박수 소리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한 선수의 재기와 꿈을 응원하는 진심으로 가득했다. 김홍택의 다음 출전은 6월 14일 개막하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이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그의 새로운 여정은 다시 시작되며, 이 긴 울림이 골프 팬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