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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 산 이수련·데릭 란, 산이 건넨 위로”…가지산 오름길→여름의 쉼표 남기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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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천천히 시작된 가지산 산행은 이수련, 데릭 란 두 사람의 걸음에 자연의 부드러운 리듬을 얹었다. 영상앨범 산이 영남알프스의 한가운데로 시청자를 이끈 따뜻한 기록은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에 잠시 멈춤을 건넸다. 초록 숲 내음, 계곡의 시원함, 산등성이에 실린 바람의 노래가 어우러져 두 사람의 여정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지만 진하게 마음을 적셨다.  

 

호박소에서 시작된 여정에는 청명한 계곡물이 반짝이고 폭포 소리가 여름의 깊은 숨결을 남겼다.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쇠점골의 그늘진 길 위로 부드러운 바람이 따라붙었으며, 이수련과 데릭 란은 환경운동가 존 뮤어의 말처럼 ‘산의 부름’에 이끌려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능선에 겹쳐진 산그리메와 천년을 품은 석남사의 고요함, 수목과 들꽃의 색채는 마치 수묵화처럼 산의 품을 진하게 채웠다.  

산이 부르는 여정…영상앨범 산 이수련·데릭란, 가지산 오름길→여름의 위로 남기다 / KBS
산이 부르는 여정…영상앨범 산 이수련·데릭란, 가지산 오름길→여름의 위로 남기다 / KBS

한참을 오르자 만난 경사진 바윗길은 두 사람에게 짧은 숨을 허락했고, 쌀바위에 담긴 스님의 전설은 주변 공기마저 단단히 묶어두는 듯했다. 중봉을 지나 정상에 오를 땐 멀리 간월산과 신불산의 그림자가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산자락을 따라 펼쳐진 녹음과, 그 안에 숨은 작은 마을의 평온함까지 영남알프스의 여름은 마음에 머무는 쉼표가 되고 있었다.  

 

마지막 여정의 끝자락에는 천년사찰 석남사의 깊은 목탁 소리가 맴돌았다. 숲과 바람, 바위와 계곡 그리고 사람까지 서로가 서로를 품어 하루의 피로마저 감쌌다. 영상앨범 산이 그려낸 가지산의 여름은 멀리서도 산이 부르는 것 같은 아련한 울림으로, 시청자의 내면 한켠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영남알프스 가지산을 담은 KBS2 영상앨범 산 속 이수련, 데릭 란의 여정은 9월 28일 일요일 오전 6시 5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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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산#이수련#데릭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