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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아라크 중수로 군사 타격 경고”…주민 대피령 발령→중동 안보 불안 급격 증폭
국제

“이스라엘, 이란 아라크 중수로 군사 타격 경고”…주민 대피령 발령→중동 안보 불안 급격 증폭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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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황량한 평원 위로 긴박한 바람이 불었다. 이스라엘이 이란 아라크 중수로 인근에 대한 군사적 타격 가능성을 드러내며, 시설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 세계를 불안으로 물들였다. 깊은 밤 달빛 아래, 이란의 핵 심장부를 둘러싼 긴장은 한층 더 진해지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라크 중수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이 지역이 의심받는 플루토늄 생산의 거점임을 강조했다. 군은 붉은 원으로 표적을 표시한 이미지를 제시하며, 주변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재촉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해당 시설에서 핵무기 개발을 가속하고 있으며, 실제 군사행동으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스라엘이 이란 아라크 중수로 주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란 부셰르 핵시설. 2025.06.19. / 뉴시스
이스라엘이 이란 아라크 중수로 주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란 부셰르 핵시설. 2025.06.19. / 뉴시스

아라크 중수로는 테헤란 남서쪽 250킬로미터 거리에서 묵묵히 세월을 견뎌온 원자력 시설이다.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거점으로 꼽혀왔고, 핵무기 역량 확대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이란은 2015년 미국과 유럽 등 6개국,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체결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통해 중수로의 용도를 평화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핵 합의에서 탈퇴한 후, 이란은 점진적으로 합의 규정 이행을 중단하며 핵활동 재개에 나섰다. 이후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는 평화적 용도 확보와 투명성 강화를 위해 아라크 중수로 동반 개조에 참여했지만, 감시체계 자체가 휘청이며 국제사회의 신뢰마저 금이 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아라크 중수로의 마지막 사찰이 채 한 달을 넘기지 않았다고 알렸다. IAEA는 핵시설 파괴 시 예상할 수 없는 방사능 유출 가능성에 두려움을 표하며, 이스라엘에 군사적 타격 자제를 긴급히 촉구했다. 사찰단의 안전과 국제 감시 체계의 흔들림까지 동반된 이번 사태에 국제사회 반응도 엇갈린다.

 

중동 각국은 불안과 침묵, 분노 사이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핵시설을 겨냥한 행동은 단발의 경고로 그치지 않고, 인접국의 경계 강화와 군사적 연쇄 반응을 자극할 수 있기에 각국 정상들은 숨죽인 외교전을 이어간다. JCPOA의 사실상 붕괴와 그 이후 이어진 투명성 약화, 신뢰 기반 붕괴는 이 지역 불안정성과 국제질서 흔들림의 여운을 남긴다.

 

시간이 흐르며 양국의 선택이 중동 전체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진해진다. 국제사회는 조심스럽게 대화를 촉구하고, IAEA 등 국제기구는 감시와 평화의 창구로 남으려 고군분투한다. 긴장의 시간,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아라크 중수로 위로, 새로운 선택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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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국제원자력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