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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도 무인 자동화 시대”…씨젠, 진단 플랫폼 세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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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도 무인 자동화 시대”…씨젠, 진단 플랫폼 세계 첫 공개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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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증폭(PCR) 진단이 완전 자동화와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분석을 결합해 분자진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씨젠이 미국 시카고 ADLM 2025에서 세계 최초 전자동화 무인 PCR 시스템 ‘큐레카(CURECA)’와 실시간 진단데이터 통계 플랫폼 ‘스타고라(STAgora)’를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분자진단 시장에서 ‘운영 자동화’ 경쟁의 본격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씨젠은 6월 30일(현지시각), 기존 진단실의 수작업 관행과 전문 인력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난 PCR 자동화 시스템을 공식 발표했다. 큐레카는 샘플 로딩부터 전처리, 핵산 추출, 증폭, 결과분석까지 전체 과정을 사람 손 없이 구현한다. 24시간 연속 가동 구조와 자동 검체 투입, 휴먼 에러 최소화 등 기존 자동화의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씨젠은 “모듈형 구조로 검사실 공간과 작업흐름에 맞춰 조합·배치할 수 있고, 가장 까다로운 대변 등 다양한 검체의 완전 자동 전처리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큐레카의 핵심은 개별 처리 단계별 장비가 아닌 '통합 컨베이어'와 ‘지능형 분류 모듈’이 핵심이다. 특히 큐레카 프렙 모듈은 표준화되지 않은 검체용기와 이물질·점도가 높은 검체까지 자동 인식·분주·전처리하는 설계를 도입했다. 기존 장비들이 단일 검체 전처리 자동화에 치중했다면, 큐레카는 다종(多種) 검체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전처리 작업이 반복성이 높아 전문인력 투입 부담이 컸던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환경을 보면 병원·검사센터마다 전처리 자동화 도입에 따른 인력 절감·작업 속도 개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 진단 인프라와 24시간 검사체계가 필요한 국공립병원, 연구소 등에서 큐레카와 같은 전자동화 시스템의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 인건비 절감을 넘어, 전문인력의 재교육·운영 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공개된 스타고라 플랫폼은 PCR 검사 결과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통합 통계 시스템이다. 단일 환자 분석을 넘어 병원·국가 단위 감염 트렌드, 다중 감염 패턴 등 40여 종의 임상 지원 통계를 제공한다. 의료진은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민감 정보 없이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 공유·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기존에는 검사실별 통계 집계에 수개월이 소요됐지만, 이제는 큐레카와 연결된 병원에서 곧바로 맞춤형 통계 데이터가 쌓인다.

 

글로벌 진단기기 시장에서는 이미 유전체 자동화·정보화, 플랫폼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 미국의 주요 진단기업들도 모듈형 자동화·클라우드 진단데이터 서비스를 확대 중이지만 씨젠의 큐레카·스타고라처럼 자동화·데이터 실시간 연결을 동시에 구현한 사례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자동화와 통계 플랫폼의 결합은 병원·진단현장의 운영구조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규제 및 데이터 안전성 측면에서도 씨젠은 “스타고라는 환자 민감정보 없이 통계데이터만을 활용·분석해 국내외 데이터 규제 기준에 부합하며, 맞춤형 포맷 지원으로 국내 병원 환경 및 각국 법규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자동화 비율이 높아질수록 검사 정확성과 데이터 신뢰도가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천종윤 씨젠 회장은 “스마트폰, 전기차가 산업 패러다임을 바꿨듯, 분자진단 역시 무인 자동화와 데이터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시점에 있다”며 “이번 기술이 국내외 진단업계의 효율 혁신, 운영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큐레카·스타고라가 실제 진단시장에 빠르게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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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큐레카#스타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