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고택과 자연으로”…무더운 구미의 여름, 실내외 매력 여행지 눈길
구미의 여름은 무더우면서도 흐리고 습하다. 요즘 같은 날엔 누구나 시원한 실내 한켠에서 쉬고 싶다가도, 어디론가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교차한다. 그래서일까. 전통 고택부터 감성 거리를 품은 골목, 숲과 동굴을 걸으며 더위를 잠시 잊게 해주는 자연까지—구미의 다채로운 명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구미의 기온은 30도 안팎에 머물렀지만 체감온도는 31도 넘게 올랐다. 습도도 70%가 넘으니, 숨이 꽉 막히는 듯한 날씨. 자외선은 높고 오후엔 소나기 예보까지 더해져, 도심 곳곳엔 짧은 산책과 실내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여행지가 인기다.
SNS에는 쌍암고택 마루에 앉아 흐린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금리단길의 카페와 갤러리에서 소박한 시간을 보내는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온다.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의 여름철 지역 여행 선호도 조사에서 ‘짧은 거리 이동’과 ‘실내외 활동 병행’ 항목이 뚜렷이 증가했다. 가족단위 방문자는 에코랜드로, 혼자만의 휴식처를 찾는 이에게는 도리사의 조용한 산사나 도선굴의 신비함이 사랑받는다.
여행 작가 문지현 씨는 “이런 날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고택 툇마루에서 바람을 느끼거나,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잠깐의 피서를 누리는 게 진짜 힐링”이라고 느꼈다. 그는 “날씨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흐림과 더위마저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마루에서 바람 쐬다 보니, 덥지도 않고 참 좋더라’, ‘동굴은 의외로 짧아서 부담 없었어요’, ‘비 올 때 가려니 우산은 필수네요’ 등, 생활과 맞닿은 여행 팁이 공감을 얻는다.
이제 구미의 여행은 단순한 명소 방문을 넘어, 날씨와 내 컨디션에 맞춘 ‘나만의 속도’로 경험을 쌓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짧은 산책, 고택의 정취, 숲과 동굴의 시원함—작고 소소한 여정이지만, 그 안에선 분명 달라진 여름의 리듬이 느껴진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거쳐가는 ‘나의 한 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