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아키 바바 일렉트릭 라이더스, 전율의 색소폰 일렁임”…김종국·빅유키, 서재페 첫날 밤→감각의 파도 덮치다
초여름을 녹이는 남다른 열기는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 위를 가득 메웠다. 도모아키 바바의 강렬한 색소폰, 김종국의 리듬 가득한 드럼, 빅유키의 몽환적인 건반이 어우러질 때마다 관객석에는 짙은 전율이 번졌다. 숱한 이들의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고, 재즈가 선사하는 자유와 울림 속에 시간마저 멈춘 듯한 밤이 펼쳐졌다.
한국을 처음 찾은 밴드 ‘도모아키 바바 일렉트릭 라이더스’는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서 ‘제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5’의 첫 내한 무대를 열었다. 이 무대는 일본 재즈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실제 연주자로 명성을 쌓은 도모아키 바바 특유의 생동하는 감수성과 입체적인 음색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발표한 앨범 ‘일렉트릭 라이더’의 ‘프라임’, 그리고 ‘88’, ‘서커스’, ‘왓 이즈’, ‘시즌 오브 하베스트’ 등 매트릭스처럼 얽힌 레퍼토리는 관객을 한 편의 드라마 속으로 이끌었다.

말보다는 음악으로 감정을 건네겠다는 도모아키 바바. 그의 색소폰이 곧 단단한 목소리가 됐다. 미국 키보디스트 빅유키가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곡의 새로운 표정을 그려냈고, 드러머 김종국은 자신만의 내공으로 한 음 한 음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일렉트로닉과 재즈가 서로를 타고 흐르며, 무대는 감정이 일렁이는 전광석화의 파동으로 변화했다.
이날 수변무대 주변에는 뛰어난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인파가 몰렸다. 재즈라는 장르 특유의 자유로움 속에서, 도모아키 바바의 담대한 연주와 빅유키·김종국이 합쳐진 앙상블은 단순한 테크닉 그 이상의 감동을 전했다. 전자음과 생음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마다 관객들은 본능적으로 움직였으며, 음악은 차가운 여운과 뜨거운 기대를 동시에 안겼다.
잔디마당 위 무대에서는 미국 색소폰 거장 카마시 워싱턴이 직접 ‘스피리추얼 재즈’의 진수를 선보였다. '레사누', '프롤로그', '비 루아 비 솔' 등 굵직한 곡마다 시대와 스타일을 넘나드는 변주가 이어졌고, 재즈 본연의 순수함과 혁신을 함께 보여줬다.
더불어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의 첫 내한 공연도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오스카 위닝 티어스', '메리 제인', '아이스크림 맨', 그리고 ‘워스 잇’까지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보컬과 빅밴드의 화려한 브라스 연주가 어우러졌다. 레이와 밴드가 함께한 무대는 블루스·펑크 등 다채로운 장르가 어깨동무하듯 흐르며 서울 밤을 물들였다.
재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조차 자유와 즉흥, 본질의 깊이를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밤, 도모아키 바바·김종국·빅유키, 카마시 워싱턴, 레이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음악은 페스티벌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첫날의 여운을 간직한 채, 서울재즈페스티벌 2025는 31일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