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의 조성임, 세대를 잇는 봄날의 손길”…유홍실 가족→아흔아홉 생신에 번진 눈물과 소망
따사로운 햇볕 아래, 깊고 느린 시간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는 집안이 있다. KBS1 ‘인간극장’은 아흔아홉 번째 여름을 맞이한 조성임 할머니와 네 대가 함께하는 유홍실 가족의 연대기 속으로 시청자를 불러들였다. 조성임 할머니는 구부러진 허리로 마당의 잡초를 손수 뽑으며, 딸과 사위의 돕겠다는 손길마저도 단호히 밀어냈다. “나는 내가 해야 해!”라는 고집스러운 목소리에는 지난 세월을 묵묵히 걸어온 어머니의 결연함이 담겼다.
건강이 위태로웠던 지난날, 온 가족이 마지막일까 두려움에 잠 못 이루던 시절이 있었기에, 유홍실 씨는 어머니를 위해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시간이 지나 조성임 할머니가 기운을 찾아가자, 새벽마다 청소와 바느질로 집안 곳곳을 보살폈고, 그 손길은 평범한 일상을 곱게 어루만졌다. 네세대가 함께 어우러진 집안은 바쁜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소한 호흡으로 이어졌다. 손주들을 챙기는 김라희 씨, 이를 뒷받침하는 유홍실 씨, 재택근무와 살림을 병행하는 일상의 틈틈이 가족의 사랑과 신뢰가 놓였다. 유홍실 씨의 남편 김기순 씨는 ‘산도적’ 같은 외모와는 달리, 손끝 가득 온기와 정성을 담아 김치, 만두, 국물까지 척척 내놓으며 집안의 빈틈을 메웠다. 그는 장모 조성임 할머니의 고단했던 한 세월을 기억하고, 퇴근길마다 꽃다발로 감사를 전했다.

조성임 할머니의 일상은 홍실 씨의 영상에 담겨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작은 편지로 전해졌다. 아흔아홉 번째 생신이 찾아오던 날, 가족들은 노래와 재롱잔치로 온 마음을 모았고, 할머니는 “너무 오래 살아 미안해, 어서 가야 하는데”라는 담담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 말에 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서로에게 남은 시간을 소중한 선물로 새기며 다정한 포옹과 미소로 응답했다. 이 가족의 하루는 평범한 듯 흐르지만, 사소한 손짓과 말 한마디마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인간극장’은 한 세기 가까운 시간을 꿋꿋하게 살아온 조성임 할머니,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한데 어우러진 집안의 풍경을 카메라에 곱게 담아냈다. 아흔아홉 번째 여름, 살가운 잔소리와 수고, 웃음이 집안 가득 흐르며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인간극장–아흔아홉, 울엄마는 못 말려’는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매일 아침 7시 50분, 이 특별한 가족의 일상을 따뜻하게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