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자금 대거 이탈”…암호화폐 시장, 알트코인 강세에 투자구도 재편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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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Bitcoin)이 기록적인 규모의 기관 자금 유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USA) 내 투자자금을 중심으로 ETF 순유출이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 XRP(엑스알피) 등 주요 알트코인에는 총 5억 달러 규모의 기관 자금이 새롭게 유입돼 시장 내 구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크립토(ZyCrypto)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암호화폐 기관투자상품 전체에서 3억6천만 달러가 순유출됐고, 그중 다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Fed)의 매파적 발언과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미국에서 발생했다. 전통적으로 긴축 정책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를 위축시키는 데 영향을 준다. 실제 11월 한 달간 비트코인은 9억4천6백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연초 대비 누적 순유입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비트코인 자금 유출 심화…이더리움·솔라나·리플 XRP, 5억 달러 기관 자금 유입
비트코인 자금 유출 심화…이더리움·솔라나·리플 XRP, 5억 달러 기관 자금 유입

이와 달리, 알트코인 시장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더리움 기관투자상품에는 5천7백60만 달러, 솔라나는 4억2천1백만 달러, XRP는 4천3백20만 달러가 각각 유입돼 단일 주간 기준 최대폭 상승을 보였다. 솔라나의 경우 미국 내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기대감이, 이더리움은 자산운용사들의 분기별 매수세가 유입을 이끌었다. XRP 또한 기관 자금의 분산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반면, 비트코인 ETF에서는 연속 다섯 거래일간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11월 4일 하루 동안 5억7천8백만 달러가 유출돼 투자심리 냉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미국 내 유출이 4억3천9백만 달러로 가장 컸으며, 독일(Germany)과 스위스(Switzerland)에서는 소폭이나마 순유입이 관측됐다. 이 같은 지역별 차이는 각국 규제 환경과 시장 요구의 상이함을 반영한다.

 

글로벌 매체들은 “비트코인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는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지크립토는 “2025년초 예상된 ‘알트코인 시즌’의 전조”라며, 단기적으로는 미국 긴축정책 여파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대체자산 선호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심리에 따른 단기 급등락에 대한 투기적 접근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전체가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구조적 규제 이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경기 둔화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흐름 변화가 글로벌 금융질서와 투자지형에 어떠한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연준 정책과 기관 투자자 대응에 따라 암호화폐 내 자산별 쏠림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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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