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혼인신고·니코틴 독살 음모”…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 꼬꼬무 파헤친 잔혹 진실→끝내 밝혀지지 않은 완전범죄의 흔적
밝게 식사를 마친 가족의 미소는 남양주 아파트를 감싼 침묵 속에서 급격히 얼어붙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통해 조명된 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은 평범한 일상 뒤에 숨어 있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며 충격의 소용돌이로 이끌었다. 아내의 첫 신고가 장례업체로 향한 그 순간부터,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했던 남편은 어느새 차가운 주검이 돼 있었다.
남편 오씨의 죽음에 얽힌 치밀한 계획은 모든 흔적을 교묘히 감추고 있었다. 2개월 전 남편 몰래 혼인신고를 마친 아내 송씨와 도박빚 1억원에 쫓기던 내연남 황씨, 두 사람은 미국에서 주문한 순도 99%의 니코틴 원액으로 한 남자의 인생을 단숨에 빼앗았다. 검은 그림자처럼 사건을 에워싼 것은 담배 한 번 피우지 않았던 오씨 혈액에선 감당조차 어려운 치사량 7배의 니코틴이 검출됐다는 사실, 그리고 부검을 거친 수면제 성분의 발견이었다.

오씨가 쓰러진 그날 밤, 송씨는 119 대신 장례 절차부터 알아봤고, 황씨의 흔적은 인터넷 검색에서 고스란히 남았다. ‘니코틴 살인 방법’, ‘치사량’, ‘장례절차’, 그리고 국제우편으로 날아든 니코틴 원액과 불과 며칠 뒤 벌어진 비극. 혼인신고서 위 오씨의 필체는 위조였고, 증인란에 적힌 이름 아래 숨어있던 황씨와 송씨의 거짓말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민낯을 드러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열흘 만에 시작된 재산 상속과 부동산 매각, 보험금과 퇴직금까지 틀어쥔 송씨는 황씨 계좌로 1억 500만원을 송금한다. 이는 내연남의 도박빚과 정확히 일치하는 금액이었다. 직장 동료들은 뒤늦게 장례 소식을 듣고 화장터에서 허무한 제사상을 차렸고, 온갖 증거는 오씨의 삶이 오직 가족을 위해 바쳐졌음을 말해줬다. 그럼에도 두 피의자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정하며 완전범죄를 꿈꿨다.
결국 법원은 계획적인 범죄의 정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범행 방법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고, 음식이나 음료에 섞여졌을 가능성만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첫 니코틴 살인사건으로 범죄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이후 유사 범죄의 모방, 선의의 부동산 구매자에게 미친 파장까지 오씨의 죽음 이후 많은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 뒤에 도사린 탐욕,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배신의 서사가 던지는 씁쓸한 질문을 던진다. 송씨와 황씨의 뻔뻔함, 생명을 돈으로 환산한 냉혹함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커다란 반향을 남겼다. 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의 충격적 전말은 7일 밤 10시 20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