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가영, 연장전 집념→투어 3승 완성의 찬란한 순간
스포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가영, 연장전 집념→투어 3승 완성의 찬란한 순간

박지수 기자
입력

바람 한 점 없는 18번 홀, 모든 시선이 이가영의 클럽 끝에 모였다. 조용한 긴장감이 흐르는 마지막 순간, 이가영은 침착하게 퍼트를 밀어넣어 자신의 세 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손에 들어온 트로피보다 값졌던 것은, 위기의 끝자락에서 끈질긴 집념을 놓지 않았던 마음이었다.

 

6월 8일, 강원도 원주 성문안CC에서 열린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이가영은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하며, 한진선, 신인 김시현과 함께 연장전에 나섰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 파 세이브가 반복된 조마조마한 흐름 속에서, 경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연장이라는 또 다른 극을 만들어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가영,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연장→투어 3승 달성 / 연합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가영,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연장→투어 3승 달성 / 연합뉴스

막판 제27번 홀, 한진선이 1.5미터 파 퍼트를 놓치며 균형이 흔들렸고, 1차 연장에서 한진선이 장거리 버디에 성공했지만 이가영 역시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김시현과 나란히 연장 밖으로 몰아냈다. 결국 2차 연장에서 이가영은 1.6미터 버디 퍼트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으며 새로운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이가영은 상금 2억 1,600만원을 추가해 시즌 누적 상금 4억 1,000만원, 상금랭킹 3위에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6위로 도약하는 결실을 얻었다. 동시에 1~3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24년 7월 롯데오픈에 이어, 세 번째 정상 등극이 모두 연장 승부였다는 점은 더욱 의미를 깊게 만들었다.

 

경기 직후 이가영은 “전반에 점수를 줄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남은 홀에서 해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상반기 1승 목표를 이뤄 기쁘다.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10언더파로 마친 임희정, 허다빈, 최혜원, 윤수아는 공동 4위에 올랐고, 다승과 상금, 대상 포인트 부문 선두를 이어가는 이예원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전날 맹타를 휘둘렀던 방신실은 3라운드에서 3타를 잃으며 공동 19위에 그쳤다. 단일 대회 5연패 신화를 노렸던 박민지는 3언더파 공동 40위에 머물렀으나, 무대의 가능성은 끝내 열려 있었다.

 

새로운 챔피언의 힘찬 도약은 상위권 재편의 신호탄처럼 다가오고 있다.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이 닷새 뒤 개막을 알리는 가운데, 시즌 초반부터 숨 가쁜 경쟁의 전선이 다시 달아오를 예정이다. 눈처럼 쏟아진 환호와 조용히 흘린 눈물이 한데 어우러졌던 답 없는 오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의 기록은 오늘 또 한 번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박지수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가영#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한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