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협력, 새로운 10년 연다”…이재명 대통령, 카니 캐나다 총리 면담서 방산·경제 강화 강조
한국과 캐나다가 잠수함 방산 협력을 계기로 경제·국방 분야 협력 확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주 시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뜻을 모았다. 캐나다가 추진 중인 최대 60조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수주 사업과 관련해 한국의 기여를 당부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에 카니 총리도 “한국 잠수함 기술의 세계적 수준을 신뢰한다”고 화답하면서 본격적인 방산 동맹 수립에 기대가 쏠렸다.
이날 회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다.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캐나다의 신속한 전력 확보와 방위 산업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캐나다가 6·25전쟁 당시 큰 희생을 감수하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에 준하는 핵심 우방”이라고 협력 의미를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거제조선소 시찰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역량을 직접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캐나다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적격 후보군인 ‘숏리스트’에 포함된 최대 60조원 규모 잠수함 건조 및 유지보수 사업 발주를 앞두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방위산업뿐 아니라 핵심광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 인공지능 연구 개발 등 경제 기회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카니 총리 또한 “에너지 협력 확대와 무역, 문화 교류 증대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고 답했다.
정상들은 향후 양국 방산 분야 공동 발전과 실질적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 간 별도 협의체 신설도 합의했다. 두 정상의 기자회견과 별도 배석자 면담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캐나다 측에서도 마크-안드레 블량샤드 총리 비서실장,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장관 등이 동반했다.
회담 중 비공식 대화에서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승리 소식이 오가며 분위기가 한층 유쾌해졌다는 후문도 나왔다. 이어진 오찬 자리에서 한국과 캐나다 대표단은 주요국 식재료로 꾸려진 5코스 한국식 오찬을 함께했다. 카니 총리는 양국 국기가 그려진 마카롱 포장을 요청하며 “최고의 식사였다”고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문화와 예술 교류 측면에서도 접점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예술애호가로 알려진 카니 총리를 위해 전통 도예작품인 ‘백자 매화칠보문 이중투각호’를 친선 선물로 전달했다.
이날 논의된 방위산업 협력과 경제·문화 교류 확대는 양국 간 파트너십의 새 전기를 여는 계기로 해석된다. 정부는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 부처 간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 협력안 도출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