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액면분할 12년 만에 최다”…일본 상장사, 개인투자자 공략 가속 전망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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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6일 일본(Japan) 도쿄에서 올 4월부터 9월까지 국내 상장사들의 주식 액면분할 건수가 124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0% 늘어난 수치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이번 조치는 일본 증시의 소액 투자자 진입장벽 완화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되며, 투자 방식 전환에 나선 일본 금융시장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번 분할은 주로 소매·외식 등 내수 업종과, 액면분할 발표 당시 투자액 50만 엔(약 471만 원)이 넘는 대형 고가주 중심으로 집중됐다. 액면분할이 이뤄질 경우, 주식 액면가가 낮아지고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소액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진다. 일본 증시에선 한 주 가격에 ‘매매 단위’ 100주를 곱한 금액이 실제 필요한 최소 투자액이기 때문에, 인기 상장주의 고가 정책은 개인 투자자에게 여전히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일본 상장사 4~9월 액면분할 124건…12년 만에 최다
일본 상장사 4~9월 액면분할 124건…12년 만에 최다

대표적 사례로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주가는 26일 기준 4만5,650엔(약 43만 원)까지 고공 행진했다. 개인 투자자가 매수하려면 최소 456만5,000엔(약 4,300만 원)이 필요해, 고가주의 진입장벽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시장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쿄증권거래소는 올해 4월, 각 상장사에 주식 최저 투자액을 10만 엔(약 94만 원) 수준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실제 일본 상장주식의 평균 투자액은 전날 기준 20만 엔(약 188만 원)으로, 10년 전 대비 약 4만 엔(38만 원) 가까이 하락했다.

 

현지 언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액면분할 증가 현상을 “개인의 소액 주식투자 장려와 저축에서 투자로의 정책 전환을 노린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미국(USA) 등 주요 선진국과 경기부양 흐름을 맞추려는 일본 정부의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일본 내에서는 이런 규제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책이 증시 내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결정적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닛케이는 “앞으로 매매 단위 축소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 없이는 진입장벽이 남을 것”이라 밝히며, 시장의 추가적 변화를 촉구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도 “일본 증시가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전례 없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전하며,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 거래 증가뿐 아니라 장기적 자본시장 체질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을 보였다.

 

향후 일본 증시에서 추가적 액면분할과 매매 단위 축소 등이 이어질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으로 국내외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연결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아시아 금융허브 재도약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꾸준한 정책 지원과 시장 신뢰 회복이 장기 과제로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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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상장사#액면분할#도쿄증권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