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티백으로 위장한 필로폰”…제주서 4만 명 분 밀반입 시도한 중국인 검거
제주에서 차 티백으로 위장한 대량 필로폰을 유통하려 한 3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히며 대담해진 국제 마약 밀반입 수법과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파출소에는 한 남성이 "SNS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밀봉된 물건을 받았는데 폭발물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특공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문제의 물체는 마약류로 밝혀졌다. 정밀 감식 결과 필로폰 약 500g, 시가 15억 원 상당이었으며, 이는 약 1만 7천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해당 물건을 전달한 중국인을 긴급 체포했다. 현장 근처 상인은 "(경찰) 몇 명이 와서 007 작전처럼 동선을 파악해 체포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조사 결과 이 중국인은 지난 24일 태국, 싱가포르를 거쳐 제주공항에 입국했으며, 차 봉지로 필로폰을 위장해 여행용 가방에 숨긴 채 들여왔다. 이후 SNS로 접촉한 내국인에게 "서울까지 가방을 전달하면 30만 원을 주겠다"며 심부름을 맡겼고, 그 과정에서 내국인이 수상함을 느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가방에는 필로폰 총 1.2kg이 들어 있었다.
고정철 제주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제주에서 직접 거래나 유통 목적은 아니고 곧바로 육지로 반출하기 위해 경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경찰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씨를 구속하고, 공범과 마약 유통 조직, 추가 경로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도민들에게 해외발 택배나 수상한 물건 전달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기관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조적인 해외 마약 밀반입 시도가 반복되는 가운데, 경찰과 기관의 실질적인 협력,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이번 사건의 경위와 조직적 배후 여부를 계속해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