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기증이 두 생명 구했다”…이근정씨, 장기이식 산업에 의미 남겨
장기이식 기술과 조직 시스템이 생명 연장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이근정(56)씨가 퇴근 후 자택에서 쓰러진 뒤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 기증을 선택함으로써 두 명의 환자가 새 삶을 찾았다. 국내 장기이식 시스템이 점차 발전하며, 가족과 의료진, 사회 전반에 걸쳐 “생명 나눔”의 가치가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장기이식 문화 전환의 중요한 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근정씨는 현대자동차에서 신규 차량 성능 평가 업무를 맡아 왔다. 그는 지난 2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신장(양측)을 기증해 두 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장기 기증의 전 과정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관리했다. 장기이식에 활용되는 기술은 뇌사자 장기 보존·운송 프로토콜, 수혜자-기증자 매칭 AI 알고리즘 등 첨단 시스템을 동원한다. 신장 등 장기의 경우 채취 후 6~24시간 내 이식이 이뤄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병원간 실시간 데이터 연동 등 최신 의료기술이 접목된다.

특히 뇌사자를 통한 장기이식이 활성화되면 기존 협착된 대기 환자 문제와 생체 기증 의존도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장기이식 수요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나 실제 기증율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미국 UNOS, 유럽 EULOD 등 글로벌 사례에서처럼 장기 관리 체계·인프라 고도화와 대국민 인식 개선이 병행되는 추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 공공기관이 최근 기증자 예우·가족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데이터 기반 매칭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식 효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장기이식과 관련된 법률적·윤리적 기준도 강화되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 확보 역시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증 과정의 투명성과 가족의 의사 존중, 이식 환자의 의료 데이터 보호 등에 관한 의료 윤리 기준도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뇌사 장기이식이 활성화되면 수혜 대기자의 치료 가능성이 크게 뛰고, 궁극적으로 정밀의료·맞춤형 장기이식 등 차세대 의료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생명 나눔 문화가 사회 저변에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