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천달러 회복 좌초”…이더리움, 약세 심리 확산에 3,500달러 재하락 경고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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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3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의 가격이 4천달러 돌파에 실패하며 시장 전반에 약세 심리가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온체인(블록체인 내부) 활동 부진과 선물·ETF 투자 위축이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3,5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 부양책을 펼쳤음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지 않은 점과 맞물려 있다.

 

이더리움은 최근 2주간 4천달러선에서 횡보를 거듭했으나, 10월 중순 단기 급락 이후 회복 탄력이 제한되는 양상이다. 이더리움 선물은 현물 대비 약 5%의 프리미엄으로, 평상시 중립 구간의 하단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매수세가 충분히 유입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때 4,250달러까지 회복하는 듯했으나 ETF에서의 자금 순유출 전환과 맞물려 상승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이더리움 4천달러 회복 난항…약세 심리 확산 속 3,500달러 재하락 경고
이더리움 4천달러 회복 난항…약세 심리 확산 속 3,500달러 재하락 경고

미국 내 이더리움 현물 ETF는 10월 중순 이후 3억8천만 달러가 유입됐음에도, 최근 들어 투자심리가 오히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 1만달러'와 같은 가격 예측이 이번 사이클에선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7일 누적 수수료가 500만달러로 전주 대비 16% 줄었고, 활성 주소 수도 4% 감소해 실질적 네트워크 활용도 역시 하락세다.

 

시장 분석가 테드 필로우즈(Ted Pillows)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협상 재개 등 외부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은 4천달러를 다시 지키지 못했다”며 “이 흐름은 단기 기술적 조정이 아닌 보다 깊은 약세장 진입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3,800달러가 무너지면 3,500∼3,700달러 구간으로 추가 하락이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조정 국면 역시 장기 상승 사이클 내 ‘약세 함정(bear trap)’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피보나치트레이딩은 3,300달러 선까지의 조정도 상승 추세 내 건전한 숨고르기라며, 4,200달러∼4,500달러 저항 돌파 여부가 강세 전환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분석가 ‘캑터스’ 역시 “3,800∼4,200달러 구간이 유지된다면 4분기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와 코인텔레그래프 등은 “이더리움의 가격은 네트워크 가치보다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며 “온체인 지표와 ETF 자금 흐름이 실질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반등의 근거가 약하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이더리움의 향방은 투자심리, 글로벌 정책 이슈, 네트워크 활용도 개선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이번 하락세가 강세장 내 전형적 조정에 그칠지, 혹은 추가 약세로 전환할지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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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etf#테드필로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