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8도 폭염에 습도까지”…몸도 마음도 무더워지는 여름날의 일상
요즘 대전을 걸어보면, 땀을 닦으며 그늘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폭염이라면 특별한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연속되는 38도 더위가 일상의 일부처럼 다가온다. 그만큼 모두의 여름 준비법도 달라지고 있다.
25일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8도, 최저기온도 22도를 기록했다. 하늘은 흐리지만 맑은 시간도 많고, 습한 기류의 영향으로 체감 온도는 기온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 친구들과 공원에서 산책을 계획했던 직장인 김민지 씨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밖에 나가면 한두 시간 사이에도 몸이 축나는 걸 실감한다”고 고백했다. SNS에는 얼음물, 선풍기, 에어컨 인증샷이 쏟아지고, 낮에는 외출 대신 집콕을 선택하는 흐름도 포착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26일과 27일에도 37도, 38도의 불볕더위가 예보됐고, 주말까지 열기와 습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부터는 흐림과 34도의 고온, 30일 밤부터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 예보까지 등장해 여름의 불편함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월 초까지 대전 지역에 고온 다습한 날씨와 국지성 폭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날씨에는 몸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윤아 교수는 “체감온도가 높으면 짜증과 피로감을 더 쉽게 느끼게 된다. 실내에 머무르며 수분을 자주 마시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컨디션을 조절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문 앞에 나가는 것도 큰 결심”, “휴가는 남쪽보다 북쪽으로 가고 싶다” 등 일상의 웃픈 토로가 많다. 아이스크림과 냉장음료 매출 역시 평소보다 크게 뛰는 중이다.
따지고 보면, 도심의 여름 풍경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양산이나 휴대용 선풍기를 챙기는 건 이젠 일상이 됐고, 잠 잘 때는 냉방 타이머와 수면용 차광 커튼이 필수품이 됐다. 숨 막히는 더위는 불편하지만, 작게나마 자신을 위한 휴식 루틴과 건강 관리법이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올여름을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견디고 즐길 것인가일지 모른다. 올여름 대전의 폭염은 작고 사소한 생활습관까지 바꾸며 우리 삶의 방향을 조금씩 달리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