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47경6천조 원”…G7·중국 정부부채 급증에 글로벌 금융 불안 고조
현지시각 26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 세계 부채가 337조7천억 달러(약 47경6천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급격한 부채 증가는 미국(USA), 중국(China) 등 주요 7개국(G7)의 정부부채 확대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며,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심상치 않은 긴장감을 드리우고 있다.
IIF는 올해 상반기 중 단 6개월 만에 전 세계 부채가 21조 달러(약 2경9천600조 원)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증가 폭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완화된 금융환경과 달러 약세,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연한 통화정책이 부채 팽창을 촉진했으며, 달러 가치는 같은 기간 주요국 통화 대비 9.75%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프랑스, 미국, 중국, 독일, 영국, 일본에서 부채 증가가 두드러졌고, 기관·기업·가계·금융 등 모든 부문이 포함됐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아일랜드, 일본, 노르웨이는 다소 감소했다. 글로벌 GDP 대비 부채 비율은 근소하게 낮아졌으나 여전히 324%를 웃돌고 있으며, 신흥국 부채 비율은 242.4%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신흥국의 총 부채는 이번 분기에만 3조4천억 달러(약 4천800조 원) 늘어 109조 달러(약 15경4천조 원) 규모로 급증했다.
IIF 엠레 티프틱 지속가능연구 국장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한 군비지출이 각국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특히 “부채 증가는 대부분 주요 선진국(G7)과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선진국 국채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확산되며, 주요국인 G7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1년 이래 최고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IIF는 앞으로 일본(Japan), 독일(Germany), 프랑스(France)에서 국채 매도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른바 ‘채권 자경단’으로 불리는 투자자 집단이 해당 국가의 재정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신을 표하며 국채를 대거 정리하는 현상도 포착된다. 미국 정부의 경우 최근 신규 국채 발행의 80% 이상이 단기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지적됐으며, 전체 부채 중 20%가 단기 차입으로 구성돼 있어 중앙은행 금리정책의 독립성이 위협받는 위험요소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 역시 “글로벌 부채 수준이 신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부채 관리 역량과 금융시장의 탄력성에 대한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각국 정책당국과 투자자들 사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은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부채 관리 능력, 지정학 위험, 금리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부채 급증세에 지속적으로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기록적인 부채 증대가 향후 세계 금융질서와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