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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단수 지시 의혹 치열”…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내란특검 피의자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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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단수 지시 의혹 치열”…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내란특검 피의자 조사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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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이후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 전화 연락이 오갔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며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 내란 및 외환 혐의 수사가 거세지는 가운데, 특검팀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 전반을 정조준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일 오전,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소방청을 통해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을 두고 내란방조 또는 공범 가능성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특검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지시가 문건 형태로 이 전 장관에 전달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계엄 포고령 직후, 이 전 장관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통화하며 경찰 조치상황 확인에 나섰다. 이어 허석곤 소방청장에도 연락해 "24:00경 여러 언론사에 경찰 투입과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조치해 달라"는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확보한 대통령실 폐쇄회로 영상과 문건이 이같은 지시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이전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그리고 국무위원으로서 불법적 계엄 명령을 저지할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 11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진술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대통령에게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대통령실에서 본 쪽지에 소방청 단전, 단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증언해 상반된 정황을 남겼다.

 

이상민 전 장관의 당시 행보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계엄 해제 당일에는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회동했다. 2차 계엄 모의 또는 계엄 수습 방안 논의 의혹이 불거졌으나,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정국 전망과 신세에 관해 대화한 게 전부"라고 진술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관련 기관 압수수색에 나선 데 이어, 피의자 조사를 토대로 추가 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내란 공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물리적 신병 확보 조치도 검토선상에 오른다.

 

정치권은 내란특검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수사가 정국의 또 다른 핵심 뇌관이 될 수 있다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은 향후 추가 조사와 증거 분석을 토대로 이상민 전 장관의 구체적 혐의 입증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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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전행정안전부장관#내란특검#조은석특별검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