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광견병 확산 그늘”…여행객 안전 경고→불안 속 휴양지 적색구역
인도네시아 발리가 아름다운 휴양지의 설렘보다 불안의 그림자에 휩싸였다. 최근 발리 남부 바둥군 쿠타 등 인기 관광지에서 광견병 감염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며, 현지 보건당국은 해당 지역을 적색구역으로 지정했다. 늘 북적이는 해변과 활기찬 골목, 그리고 한여름의 햇살 아래로 퍼지는 여행자의 기대는, 예상치 못한 위험 신호 앞에서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바뀌었다.
발리 보건당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달에만 여러 마을에서 광견병 양성 판정을 받은 개들이 발견됐다. 현지 방역 지침상 한 마리만 감염돼도 즉시 해당 마을은 광견병 유행 지역으로 분류돼 방역과 긴급 조치가 이뤄진다. 바둥군의 탄중브노아, 누사두아, 짐바란 등 외국인 방문객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도 백신 접종이 긴급하게 실시되고 있다. 브라흐미 위타리 바둥군 동물보건국장 직무대행은 "마을당 개 물림 사고는 1~2건 수준으로 많진 않지만 유기견이 워낙 많아 확산 가능성이 높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발리 서부 젬브라나군에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900건 이상의 동물에 의한 물림 사고가 발생했고, 발리 전역에서 3개월 동안 8800건을 넘는 사건이 잇따라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의 관광객이 오가는 만큼, 지역사회와 외국 방문객 모두에게 경계령이 내려진 셈이다.
현지 보건당국은 “중요한 점은 단순 숫자가 아니라 확산의 가능성”이라며, 긴급 예방접종과 소독 작업을 병행하는 동시에 거듭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방문객들에게는 유기견이나 원숭이 등 동물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야 하며, 만약 물리거나 긁혔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 성수기, 여전히 수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발리를 찾고 있다. 그러나 거센 감염병의 그림자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 그리고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신중함이 더 큰 안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