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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완승의 귀환”…오상욱, 구본길 꺾고 사브르 왕좌→2년만 우승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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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체육관을 가른 전광판이 15점을 가리키는 순간, 오상욱의 눈빛엔 짙은 안도와 자부심이 스쳤다. 검 끝에 실렸던 긴장감과, 2년간 기다려온 정상 복귀의 설렘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라이벌 구본길과 나눈 마지막 인사는, 두 선수 모두에게 남겨진 시간의 무게를 새삼 일깨웠다.

 

25일 부산 스포원파크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사브르 일반부 개인전 결승.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구본길(부산광역시청)을 15-8로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로 오상욱은 2년 만에 전국체전 단·개인전 정상에 다시 올랐다. 대표팀 시절부터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연출해온 두 선수의 재회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이번 결승전 역시 팽팽한 손끝 신경전에 관중이 숨죽였다.

“15-8 결승전 제압”…오상욱, 구본길 꺾고 전국체전 사브르 우승 / 연합뉴스
“15-8 결승전 제압”…오상욱, 구본길 꺾고 전국체전 사브르 우승 / 연합뉴스

오상욱은 16강에서 허인섭(국군체육부대)을 15-3으로 제압하며 시동을 걸었다. 이어 8강 원태영(호남대)에게 15-9, 준결승 박태영(화성특례시청)에게 15-11로 승리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에서는 최근 대표팀에 복귀한 구본길을 상대로 침착한 공격과 노련한 수비가 빛났다. 결국 마지막 득점까지 박진감 넘치는 박수 소리 속에 결승을 마무리했다.

 

오상욱은 2024 파리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2023년 아시안게임 2관왕 등 이미 화려한 국제기록을 쌓았다. 올해 전국체전 개인전 우승까지 더한 그는 다시 한 번 국내 사브르 최정상의 위엄을 입증했다. 반면 구본길은 지난해 1위에 이어 전국체전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국가대표 선발 관련 4대 국내대회 성적 합산 1위에 올라 변함없는 저력도 보여줬다.

 

오상욱의 우승에는 앞으로 국가대표 복귀와 더 높은 무대 도전이 기대된다는 의미도 더해진다. 2025-2026시즌 대표팀 합류를 앞둔 그는 국내외를 모두 아우르는 '넘버원' 자리를 다시 겨냥하게 됐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박수와 함성, 라이벌 두 선수의 백색의 검이 부딪혔던 순간들은 현장에 모인 이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부산의 늦여름 저녁,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은 팬들에게 오랜 울림을 전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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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구본길#전국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