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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팝까지 품었다”…네이버, 글로벌 C2C 시장 지배 본격화
IT/바이오

“왈라팝까지 품었다”…네이버, 글로벌 C2C 시장 지배 본격화

오태희 기자
입력

중고거래 C2C(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시장이 새 판을 맞고 있다. 네이버가 미국 포시마크에 이은 유럽 대표 플랫폼 왈라팝 인수로 북미·유럽 양대 시장을 동시에 껴안으며 글로벌 중고거래 사업 지형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자체 기술 경쟁력과 빅테크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 C2C 리더십을 확보할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는 5일 스페인 왈라팝의 지분 약 70.5%를 3억7700만 유로(약 6045억원)에 추가 인수, 완전자회사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미 2021년과 2023년 2차례에 걸쳐 약 29.5%를 확보한 데 이은 조치다. 왈라팝은 약 1900만명의 월간 사용자와 다양한 리셀 품목, 남유럽 확대 전략 등으로 현지 시장을 선도해왔고 이번 인수를 통해 네이버는 검색, 광고, 결제, AI 등 ICT 플랫폼 역량을 본격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왈라팝은 생활용품, 전자기기, 자동차 등 리셀 품목 전 영역을 아우르며, 이탈리아·포르투갈 등으로 시장을 넓혀 중고거래 인프라를 지역 전반으로 확장 중이다. 이번 인수 단계로, 네이버는 유럽뿐 아니라 포시마크(미국), 크림·소다(한국·일본), 더 나아가 싱가포르·태국·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의 C2C 생태계를 연계하며 세계적 커머스 플랫폼 조합을 완성하게 됐다.

 

특히 포시마크는 미 최대 중고 패션 리셀 플랫폼으로, 네이버가 2023년 1월 1조6000억원을 들여 전량 인수한 기업이다. 이후 스웨덴 핀테크 ‘클라나’ 등과 파트너십을 확대, 사용자는 과거 아마존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버튼 한 번에 포시마크에 등록·판매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무경계 리셀 경험이 네이버의 기술 기반 검색과 광고, 이미지 분석, 라이브커머스 전환 등과 결합될 경우 기존 중고거래 시장의 ‘플랫폼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C2C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아마존’ 수준의 절대 1위 주자는 없는 상황이다. 2027년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3500억 달러(약 487조원) 규모로 2021년 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며, 네이버는 이번 인수들을 통해 크로스보더 커머스(국경 간 상거래) 플랫폼 선점 포석을 두고 있다.

 

네이버 한·미·유럽 C2C 통합 전략은 각 지역별 인기 품목과 사용자 경험, 광고/결제 시스템, AI기반 이미지 검색 등 ICT 플랫폼 역량을 맞춤 확장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본인 국가 외에도 다양한 리셀 상품 검색·거래 경험을 하게 되고, 네이버는 이 과정에서 방대한 상품 데이터·검색 패턴·신뢰 기반 평가 시스템을 확보해 AI와 광고 타게팅 등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공격적 인수가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서, 검색·광고·AI·결제 등 ICT 핵심 역량의 해외 이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한다. 기존 글로벌 라이벌 대비 AI 기반 검색, 라이브커머스, 크로스 데이터 분석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 역량을 유럽 시장에서도 본격 검증할 수 있는 발판이라는 것이다.

 

네이버와 왈라팝 경영진 역시 “AI, 검색, 광고 등 각 사의 핵심 역량 융합으로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다변화에 따른 AI 고도화와, 유럽 현지 시장의 결제·광고 솔루션 현지화 등 과제가 남아있으나, 업계는 네이버가 세계 3대 C2C 플랫폼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네이버가 왈라팝까지 품은 이번 행보가 글로벌 C2C 시장의 주도권을 실질적으로 틀어쥐는 시발점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술 역량과 글로벌 운영, 각국 규제 대응의 균형이 C2C 플랫폼의 새 시대를 좌우할 관건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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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왈라팝#포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