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재고 부담 딛을까”…AMD, 2분기 실적 선방 불구 주가 조정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2분기 호실적과 강한 3분기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시간 외 주가가 6% 넘게 하락한 데는 중국향 AI 칩 수출 재개 시점의 불확실성과 일시적 재고 비용, 차익 실현 매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AI 서버용 반도체 경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AMD는 5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76억9000만달러와 주당순이익 0.48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32억달러를 달성했고, 클라이언트·게임 부문도 총 36억달러로 69%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AI 서버용 CPU 에픽 시리즈, MI308 등 고성능 AI 연산에 특화된 칩 수요가 견조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3분기 84억~90억달러의 매출 전망치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리사 수 CEO는 중국향 수출 확대나 미국 정부의 추가 승인 여부와 별개로, 이번 전망에는 대중국 AI 칩 매출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AI 칩의 대중국 수출 규제 해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라이선스 승인과 실매출 반영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AMD의 2분기에는 중국 수출 중단의 여파로 약 8억달러에 이르는 재고 관련 비용이 반영됐다. 조정 총이익률도 43%에 그쳤으나, 이 비용 제외 시 54%까지 상승하는 구조라 파운드리(위탁생산) 외주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따른다. 미국 정부는 7월 일부 AI 칩의 중국 수출 재개 허용을 시사했지만, 실제 매출 회복에는 여전히 정책 리스크가 남아 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의 AMD 신제품 경쟁력도 주목받고 있다. 6월 발표된 인스팅트 MI350 및 MI355 시리즈는 이미 생산 및 공급에 들어갔으며, MI355의 경우 글로벌 경쟁사 엔비디아 칩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대와 유사한 연산 성능으로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평균 판매가 2만5000달러 선에서도 가격 대비 경쟁력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후속 MI400 시리즈 역시 고객 반응이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와 인텔 등으로, 미국·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AI 칩 수급과 수출 규제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됐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통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시장 점유율 변화도 예의주시되고 있다.
정책·규제 환경 역시 철저히 AMD의 중장기 전략 변수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의 수출 관리 강화, 중국 내 AI 분야 산업 보호 정책 등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관리 및 신제품 출시 일정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 등락보다는 AI 칩 시장에서 AMD가 확보한 기술·가격 경쟁력과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 실질적인 대중국 수출 승인 시점이 본격적인 시장 재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산업계는 이번 실적발표 후 AMD의 AI 반도체 사업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