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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12시간 연속노동, 가능한가”…이재명 대통령, SPC 공장 산재 현장서 강도 높은 질타
정치

“나흘간 12시간 연속노동, 가능한가”…이재명 대통령, SPC 공장 산재 현장서 강도 높은 질타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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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내 반복되는 산재사망 사고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SPC 경영진이 맞붙었다. SPC 계열사에서 잇따라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두고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강력한 질타에 나서면서, 노동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정치권 책임론이 다시 정국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월급 300만원 노동자 목숨값이 300만원은 아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현장과 여론의 이목을 끌고 있다.

 

25일 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 모두발언에서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최근 SPC 공장에서 발생한 잇단 산재에 대해 경영진을 정면으로 질책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에게 “12시간을 일하면 8시간을 초과하는 4시간에 150%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주 4일 오전 7시 30분, 오후 7시 30분 등 맞교대하는 3조 2교대 근무체계가 실제 노동 강도가 높고, 야간 노동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잠을 쫓은 채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느냐”고 거듭 지적했다.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사고 발생 시간대와 업무 교대 과정을 일일이 따져 물으며 “일주일에 나흘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12시간 연속 일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질의했다. SPC 측은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분골쇄신해 안전한 사업장이 되도록 하겠다”며 야간 근무 축소와 시설 안전 강화책을 제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영책임 강화’와 ‘노동권 보호’에 대한 논쟁이 다시 촉발되는 모습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산업안전 규제 강화 필요성을 거론하는 반면, 경영계는 “경쟁력 약화와 인건비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 제조업 현장에서 체계적인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유년 시절 공장 근무 경험과 가족들의 제빵공장 인연까지 언급하며 “노동현장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 경영상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번 같은 사고가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SPC 경영진에 강조했다. 이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서 언젠가는 벗어나야 한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하는 사회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에 “특공대라고 생각하고 근로감독관 조직을 투입해, 현장 안전설비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불시에 점검하라”며 즉각적인 현장 관리 대책을 지시했다. 당분간 정부와 SPC를 비롯한 제조업계의 현장 안전 조치 실효성과 정치권의 입법·감독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에 어떠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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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spc#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