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금값 1.4% 급락”…원화 강세·연준 불확실성에 프리미엄 축소

윤지안 기자
입력

10월 30일 국내 금시세가 하루 만에 1.4%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원화 강세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국제 금값과 국내 금값 간 ‘김치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국면 진입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1돈(3.75g) 기준 국내 금 시세는 68만7,075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863원(1.4%) 하락했다. 같은 날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4,611원(0.7%) 올랐지만, 국내 시세는 오히려 내리며 ‘프리미엄’이 좁혀졌다. 연초 대비로는 최고가(85만1,250원)보다 19.3% 낮아진 수준이다.

[분석] 원화 강세에도 금값 급락…국내 프리미엄 축소 조짐 (금값시세)
[분석] 원화 강세에도 금값 급락…국내 프리미엄 축소 조짐 (금값시세)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의 원인으로 연준의 매파적 신호와 달러 약세 흐름을 동시에 꼽았다.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0.25%p 내리기는 했지만, 만장일치가 아니었던 데다 “경기 확장세는 이어지나, 고용 둔화와 고물가가 공존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12월부터 양적긴축(QT) 종료 등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환율도 직접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30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2원으로 전일보다 5.7원 내렸다. 최근 한미 정상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3,500억달러 규모 투자 및 주요 수출품목 관세 인하, 첨단산업 협력이 구체화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에 따라 달러 표시 국제 금값이 상승해도 원화 환산 시 국내 금값의 하락폭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금값의 상단이 막히는 분위기다. 미국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금리 인하는 당연하지 않다”고 못 박으면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9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돌파하고, 금의 상대적 매력이 약화된 측면도 크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 ETF 자금 유입 증가 등은 장기적 금값 지지 요인으로 거론된다.

 

USA GOLD는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도 불구하고 런던·두바이 등 실물 금 거래가 활발하고 ETF 순유입 규모가 1,200억달러, 중앙은행 매입도 520톤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금값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되고 있지만, 단기적 조정압력도 만만치 않다.

 

국내 금시세는 최근 일주일간 평균치와 비교해 3.6% 떨어졌다. 연중 최저가(42만1,875원)와 비교할 때는 여전히 62.9%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금리 경로, 환율 방향, 미중 정상회담과 같은 변수들이 금값 향방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국내외 시세 차이가 다시 벌어진다면 ‘김치 프리미엄’ 재확대 여부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향후 정책 방향은 연준의 FOMC 회의,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반응 등 대외 환경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선호도 회복과 국내외 금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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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금값#연준#원화강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