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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 바이오 M&A 급증”…대형 거래 쏟아지며 산업 재편 속도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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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대형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관련 업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체결된 M&A 건수와 거래액이 역대 평균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산업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조짐을 보인다. 미국 헬스케어 투자은행 리링크 파트너스는 올해 6월 9일 기준, 제약바이오 M&A가 21건 체결되며 15년 내 연평균(19건)을 이미 넘어섰고, 투자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 370억 달러에서 올해 650억 달러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중 추가로 발표된 대형 인수까지 포함하면 실제 총 거래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거래로는 존슨앤존슨의 146억 달러 규모 인트라셀룰러 인수, 노바티스의 120억 달러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머크의 100억 달러 베로나 인수 등이 꼽힌다. 특히 심혈관계·대사성 질환 분야에서의 대형 거래가 두드러진다. 화이자의 멧세라(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사) 49억 달러 인수, 노보 노디스크의 아케로 테라퓨틱스 최대 52억 달러 인수, 로슈의 89바이오 최대 35억 달러 인수 등 심혈관·대사질환 영역에서의 투자가 빠르게 확대됐다.

이러한 M&A 흐름은 빅파마로 불리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특허 절벽’)에 대응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신속히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또, 올해 시장에서는 지난해 위주였던 소규모·초기 단계 스타트업 인수 대신, 단일 거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M&A가 줄을 잇는 것이 특징으로 부각됐다. 항암제(면역항암, 표적항암) 분야에서는 오히려 거래가 소폭 감소한 반면, 세포치료제·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에선 라이선스 기반의 기술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생체 내 CAR-T 플랫폼 등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 대상 인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적응증은 암 중심에서 자가면역질환으로 다변화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업계 내 규제 리스크와 백신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비판적 시각 등도 시장을 가르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대규모 M&A 확대로 인해 미국 바이오텍 시장 투자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조건부 인수(CVR) 등 유연한 거래 방식이 확산되면서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제약사들이 M&A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채우는 전략이 한층 본격화하고 있고, 심혈관·대사질환 시장에서의 빅딜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대규모 M&A 움직임이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 개선, 신약 개발 생태계 확장, 빅파마와 혁신 바이오텍의 동반 상승 등 다층적 변화를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자본, 규제 환경의 변화가 당분간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지형을 재편하는 주요 동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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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제약#합병시장#심혈관대사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