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 맞대결에 묻어난 아쉬움”…이재원, 류현진·김광현 응원→관중 뜨거운 눈길
비 내리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오랜 인연의 선후배가 선발로 맞붙는 무대에서, 이재원은 벤치에서 조용한 박수를 보냈다. 그라운드 위 류현진과 김광현의 첫 공식 선발 대결은 한 구단에서 나란히 호흡을 맞췄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관중의 감정선을 한껏 끌어올렸다. 벤치에 머무른 이재원에게도 이 특별한 장면은 아쉬움과 흐뭇함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이재원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김광현과 10년 넘게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으며, 한화 이글스 이적 후에는 류현진과도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동갑내기 류현진과는 고교 시절부터 우정을 쌓았고,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한 팀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이날 허리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직접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재원은 이번 선발 맞대결에 대해 “지금이 아닌 전성기에 만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2010년 5월 23일, 대전에서 한화와 SK가 맞붙을 당시에도 두 선수의 선발 격돌이 예고됐으나, 우천 취소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사연이 다시 소환됐다. 이재원은 당시 벤치 분위기를 “양팀 모두 엄청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되짚었다.
특별한 인연이기에, 더 일찍 둘이 마주했다면 자신도 포수로서, 혹은 타자로서 두 에이스의 공을 직접 받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전 두 선수와 별도의 대화를 나누진 않았으나 “밥 한 끼 하자”는 소박한 약속 속에 오랜 우정이 배어 있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재원은 “두 선수가 모두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마지막은 우리 팀이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며, 벤치에서 묵묵히 동료들을 격려했다. 비와 함께 젖은 대전의 밤, 각자의 자리에서 애틋함을 나눈 베테랑의 응원이 야구장을 따뜻하게 적셨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SSG전, 특별한 맞대결의 여운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선수 모두에게 진한 인상을 남겼다. KBO리그의 또 다른 드라마는 7월 26일, 그라운드 곳곳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