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흐린 날씨엔 바다와 실내가 답이다”…안산의 새로운 여름 힐링법
라이프

“흐린 날씨엔 바다와 실내가 답이다”…안산의 새로운 여름 힐링법

신유리 기자
입력

요즘 안산에서는 실내 체험과 바다 풍경을 한 번에 즐기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흐린 날이면 주로 집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기분 따라 실내에서 여유롭게 체험을 하고, 짧은 소강 시간엔 바다 앞에 앉아 몽환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여름철 색다른 일상이 되고 있다.

 

흐리고 습한 날씨는 오히려 ‘특별한 하루’를 만드는 핑계가 된다. 이날 오전 안산의 기온은 이미 29도를 훌쩍 넘어섰고, 체감온도는 31.9도까지 올라 피곤함이 더해졌다. 답답한 공기와 높은 습도에도 의외로 곳곳엔 삼삼오오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다행히 미세먼지 걱정 없이, 실내 명소에선 바깥 날씨를 잊어버릴 만큼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탄도항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탄도항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실내 문화복합공간 이용률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특히 가족 단위 방문이 현저하게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경기해양안전체험관은 대표적인 인기 명소다. 자녀와 함께 안전교육, VR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거나, 평소엔 접하기 힘든 해양구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 “집 근처에서도 색다른 교육과 놀이가 가능하다”고 부모들은 느꼈다.

 

예술적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는 종이미술관이 사랑받는 곳이다. 종이로 재구성된 예술 세계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된다. “날씨와 상관없이 느린 시각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관람객들은 고백한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잠시 밖으로 나가면, 구봉도 낙조전망대와 탄도항 또한 방문 명소로 꼽힌다. 잿빛으로 물든 서해와 섬, 섬 사이를 가로지르는 누에섬 등대길의 풍경. 흐린 날 특유의 차분함이 마음을 달래는 것 같다. 한 시민은 “ 쉴 틈 없이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속마음을 표현했다.

 

SNS에서도 “오늘은 비와 바람 속 안산 바다가 더 멋지다”, “실내 체험 끝내고 비가 잦아들 무렵 전망대에서 사진 한 장 남겼다” 같은 소소한 후기들이 이어졌다. 때로는 일상의 변주가 새로운 활력이 된다는 것,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흐린 날씨의 실내 피서가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본격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계절이나 날씨를 이유로 일상을 소극적으로 보내는 대신, 내 컨디션과 감정에 맞게 유연하게 계획을 세우는 태도야말로 현대적 휴식”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진단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금 안산의 흐린 하늘과 바다, 그리고 실내의 평온은 오래도록 기억될 순간의 풍경이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안산#경기해양안전체험관#탄도항